"산업재해로 사망했다고 이름석자도 남기지 못하는 현장사고 은폐 노동자를 기억하고 싶다.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땅의 법이 노동자로 취급하지 않아 현장에서 살인당해도 이름석자 산재노동자로 남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를 기억하고 싶다. 광양, 순천, 충남에서 공장을 짓고 보수하고 수리하는 플랜트 건설노동자들 지금 이곳까지 온 과정을 기억하고 싶다. 조직을 만들어 산재를 어떻게 없애고 사망자를 줄여왔는지 기억하고 싶다."
- 4.28 서울 종각/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백석근 투쟁사 중 -
"당신의 빈자리 기억할게요"라는 슬로건을 걸고, 산재사망 추모 및 산재사망 처벌강화 특별법 제정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4월 28일 서울 종각(보신각) 앞에서 개최됐다.
결의대회 이후 행진이 시작됐다. 건설노조 박종국 노동안전국장이 민주노총 대오 선두에 서서 행진을 진행했다. 종각에서 시청을 돌아 다시 종각으로 돌아오기까지 대우조선, 삼성, SK 등 원청 재벌회사를 거쳐갔다. 대우조선 앞에서는 "배한척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바쳐야 하냐"며 한 조선소 노동자가 절규했고, 삼성 앞에서는 "못먹겠다 발암물질, 보건대책 수립하라"며 전체 참가자가 한 목소리를 냈다. SK앞에서는 건설현장 산재사망에 노동탄압까지 더해져 특히 플랜트 노동자들은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4년간 635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죽지 않으려고 노조 만들었는데, 그마저도 죽이려 든다. 아~ 더러운 놈들!"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매년 2500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재사망 1위인 산재공화국이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산재사망은 2만5256명이고 지난해에도 2114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건설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1명의 산재사망 노동자에 대한 기업벌금이 영국은 6억9000만원인 반면 한국은 고작 50만원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은 "산재공화국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산재사망 처벌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