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외국인 근로자 최대 16만명



동아일보


불법체류자와 밀입국자를 포함, 최대 16만 여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활용실태 및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현재 국내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는 11만∼16만5000명으로 전체(추정치) 외국인 근로자의 23%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합법적 산업연수생으로 입국, 건설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근로자는 1003명에 불과하며 불법체류자가 7만3000-8만5000명, 밀입국자가 3만7000∼8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주로 성남, 안산, 용인 등 수도권의 대규모 아파트 건설현장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설현장에 불법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것은 국내 근로자의 건설공사 현장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다 다른 직종에 비해 수입이 높아 외국인근로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의 면접조사 결과 이들의 임금수준은 합법적 산업연수생은 최저임금인 시간당 2100원 기준으로 임금이 책정돼 하루 10시간 근로시 월 8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이 단순 노동을 하는 불법체류자 중 일부 기능공은 7만원 가량의 일당을 받아 내국인 근로자(8만원)와 임금수준 격차가 크지 않았다.

불법체류 기능공은 장마철 및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월평균 22∼23일을 일해 계산상 월 140만∼16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지만 불법체류자라는 신분 때문에 체불이나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심규범 박사는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하는 이유는 저임금보다는 노동력 부족을 극복하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며 효율적인 노동력 수급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외국인 근로자로부터 비숙련공 충원은 가능하지만 숙련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제 아래 정부가 건설기능공 양성의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