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운송노조 2003. 1. 10 성명서1>

100만 특수고용노동자 기만하는 대법원 판결 규탄한다!

- 법원이 뭐라해도 우리는 간다!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갈것이다.
- 대법원 판사님 레미콘 노동자가 사장님이라고요? 하하 소가 웃습니다.

1. 2003년 1월 10일 대법원에서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은 90년대 초반까지 정규직 노동자로 일을 해왔다. 90년대 이후 본격적인
강제불하 정책에 의해 정규직 노동자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전락되었다.

2. 사용자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어쩔 수 없이 차량을 인수받고 사업자등록증을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특수고용직노동자로 전환된 다음 바뀐 것이라고는 더욱더 열악한 근무환경과 살인적인
노동강도뿐이었다. 근무방식이나 작업방법은 정규직 노동자와 똑같았다.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뼈빠지게 일만 하고 살아왔다. 노동자들의 고용형태가 바뀐다고 해서 작업
방법이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3. 현재에도 극소수이지만 정규직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과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은 작업방법이나 근무형태는 똑같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나마 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조건, 4대보험 가입 등 근무환경이 좋다는 것 빼고는 다른 것이 전혀 없다.

4. 법원에서는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의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체 레미콘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도저히
내릴 수 없는 판결이다.

5. 평균나이 49.5세, 평균부채 1,485만원, 주택소유현황 60.4%, 평균학력 중졸이하 78.4%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의 현재 평균적인 모습이다. 이 땅의 대다수 선배 노동자들이 그렇듯이
레미콘운송노동자들도 가난과 역경 속에서 한때는 산업역군으로 치켜세워지며 젊은 청춘을
건설현장에서 불태우며 살아온 노동자들이다.

6. 한평생을 노동자로 살아온 늙은 노동자들에게 갑자기 법원에서는 "너희는 노동자가 아니라
사장님이야"라고 참으로 억지 웃음도 나오지 않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성수기철 2박3일 꼬박
운전할 것을 강요하여 이에 항의하면 해고, 기름값 천장부지로 치솟아 운반단가 인상 요구하면
작업거부로 몇 십억씩 손해배상, 합법적인 노동조합마저 인정하지 않고, 최소한의 정당한 요구마저
불법으로 매도하는 현실이다.

7. 판사님, 레미콘운송노동자는 사장님들 개로 살라는 겁니까? 사장님들에게는 제아무리 부당한
일이 있어도 항의해서도 안되고, 항의하면 판사님들이 수 십억씩 손해배상 때리고, 합법적인
노동조합마저도 부정하며 합법적인 파업해도 손해배상 수 십억씩 때리고,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겁니까?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 대로 소, 돼지 짐승처럼 살아가라고
강요하시면 어쩌자는 겁니까? 어려운 사법고시 패스해서 대법원 판사 하면서 정말 이래도 되는
겁니까? 이러고도 사회정의 운운하면 씨가 먹힙니까?

8.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대법원의 판결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이는 레미콘운송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특수고용직노동자 전체를 죽이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다주는 판결에 불과하다.
판사님들이 제아무리 레미콘운송노동자는 사장님이라 우겨도 우리는 당당하게 노동자의 길로 걸어
갈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