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여천산단 여수건설노조 탄압하는 전남도경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파업 투쟁을 승리하고 일터로 돌아가려는 여천 산단 건설일용노조 동지들을 가로막는 경찰 당국의 만행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여수건설노조 이기붕 부위원장을 비롯해 67명의 연행자 발생과 경찰 진압에 밟혀 혼절하고 부상당해 병원에 후송된 동지들 소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우려했던 일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경찰 당국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의심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 국가산업단지 보호라는 미명하에 마구잡이 연행과 폭력 진압을 해도 된다는 말인가?
경찰 당국이 우리 건설 동지들 파업 투쟁 초반에 보여 주었던 모습과 완전히 180도 달라진 배경은 무엇인가?
온 세상이 주5일제 휴무와 월드컵 축제로 들떠 있을 때 근로기준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열악한 근로조건과 하루에 2명 이상씩 죽어나가는 죽음의 일터에서, 일한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온갖 멸시와 천대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 왔던 우리 건설일용 동지들의 그 분노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여천산단 파업 투쟁 지도부는 이 모든 분노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수십일 철야를 해가며 동지들의 마음을 헤아렸고, 그 분노를 온 세상에 바로 전달하기 위해 온 몸으로 앞장서 이끌어 나갔던 것 아닌가?
오히려 무지 속에 불법을 자행하며 우리동지들에게 나눠질 한 줌도 안 되는 돈 몇 푼 앞에 벌벌 떨며 비굴하고 천박하게 구는 자들이 바로 여천산단의 기계배관 업체 사장들이다.
얼마나 더많은 고혈을 빨아먹고 싶어 자신들이 서명한 합의서의 잉크도 채 마르기도 전에 약속을 뒤집고 수용거부라니 그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는 일이요,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여기에 경찰이 한패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경찰 지휘권을 장악하고 법질서를 외치면서 무자비한 공권력의 불법 남용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 전남 도경 당국이다.
국가 산단은 우리 국민 모두 재산이고, 우리 동지들의 피땀으로 얼룩진 일터이다.
이 곳으로 돌아가려는 우리 건설 일용동지들을 가로막는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파국으로 몰고 있는 것이 전남도경 당국이다. 김대중 정부는 정권 말기에 분노하는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분명히 직시하고 오판하지 말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

과잉 연행, 진압을 사죄하고 지휘한 전남도경 책임자는 물러가라 !
연행자를 모두 석방하고 부상자를 치료하라 !
잠정 합의안 수용 거부하고 사태를 악화시킨 기계배관 업체 사장들을 구속하라 !
경찰 당국은 더 이상 건설노동자들의 분노를 자극시키지 마라 !
건설노동자 탄압하는 김대중 정권 규탄한다 !

2002년 8월22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