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미 상공회의소 점거 투쟁 관련 구속자를 즉각 석방하라.

부시 미국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후 한국에서는 전 국민적 반미감정이 형성되었다. 이런 국민적 공분은 각계각층에서 미국에 대해 항의와 다양한 투쟁으로 분출되었다. 이런 투쟁의 중심에 미 상공회의소 점거투쟁이 있었다.
점거투쟁 참가자 중에는 우리 연맹의 소속의 한 조합원도 있었으며 현재 구속되어 있다. 건설노동자가 미 상공회의소 점거투쟁에 참가한 것은 부시의 우리민족에 대한 안하무인격의 발언에 항의인 동시에 미국의 한국경제에 대한 침략적 간섭과 구조조정의 강요에 대한 1천3백만 노동자의 강력한 항의의 표시를 동시에 담고 있다.
우리 건설노동자들은 IMF로 너무나도 참담한 고통을 당하여 왔다. 현장은 부지기수로 부도나고 문을 닫았으며, 기업은 강제 퇴출당하여 건설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임금은 체불되고 노동시간은 더욱 늘어 더욱 열악한 근로조건이 강요되었다. 안정된 생활은 보장되지 않았으며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의 가정이 파괴되고 노숙자로 전락되었다. IMF로 당한 건설노동자의 고통은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너무나도 비참함, 그 자체였다. 고통의 시간으로 보내면서 건설노동자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서는 신자유주의라는 미명으로 자행되는 생존권 위협의 진짜 주범이 미국이라는 사실이 하나하나 각인 되어 왔다.
이런 생존권 위협의 고통을 안겨준 미국이 이제는 평화와 통일을 향한 구체적 진전을 보고 있는 한반도에 전쟁의 참화를 안겨 주어 우리 민족이 공멸할 수 있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 올 미국대통령 부시의 발언과 정책에 항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미 상공회의소 점거농성의 의미를 여기에 있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당국의 태도와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는 사실들을 보면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미는 테러라는 가당치 않은 논리가 횡횡하고 있으며 있지도 않은 납치가 운운되는 현실은 보면서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부시의 발언과 동계올림픽에서 나타난 미국의 오만하고 치졸한 행태를 비판하며 분노하지 않는 국민이 어디에 있는가? 무기를 팔아먹겠다는 장사 속에서 남의 민족의 운명을 제멋대로 가지고 노는 미국의 행태에 대해서 반대하고 항의하는 것이 어떻게 테러로 규정될 수 있으며 생존권을 위협한 미국을 반대하고 항의하는 것이 어떻게 불순한 책동으로 될 수 있는가?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성적으로 문제의 본질을 바라보아야 한다.
미국 상공회의소 점거 투쟁은 순수한 애국적 열정의 산물이며 국민적 반미감정의 표현이다. 정부당국은 사법적 판단으로 이 문제는 바라볼 것이 아니라 민족의 자존과 애국심의 결과로 이 문제를 보아야 한다. 우리는 정부의 비이성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지금이라도 부당하게 구속된 전원을 석방하고 미국에 대해 우리 민족의 이익을 지키는 자주적인 입장을 철저히 견지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전쟁분위기 고조책동은 당장 중단되어야 하며 이 땅에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2년 2월 25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통일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