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명 서 >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2001년12월20일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명동성당 노숙투쟁 돌입에 즈음하여 



1.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2000년9월19일 영등포 구청으로부터 합법적인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을 받고부터 악덕 기업주들에게 집중적인 노조탄압을 받아야 했다. 개별 면담을 통한 노조탈퇴 종용,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장거리 배차, 중식제공거부, 고속도로통행료 미지급 등의 부당노동행위는 물론 청춘을 바쳐 일했던 정든 현장마저 쫓겨나서 400여명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었다. 결국 조합원들의 생존권을 사수하고, 민주노조를 지켜내기 위해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고 86%에 이르는 압도적인 지지로 파업 투쟁을 결의하고,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에 맞춰 파업에 돌입하였다. 



2. 2001년 4월 10일 파업투쟁에 돌입하고 수 차례 사용자들에게 성실하게 교섭 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사용자들은 대화는커녕 구사대,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조합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100여명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그런데 사용자들은 계속해서 대화를 거부한 채 불법대체근로, 조합원 회유와 협박 등 갖가지 부당노동행위들을 자행하였다. 이에 노동조합에서는 각종 부당노동행위 250여건에 대해 고소고발을 하였다. 하지만 노동사무소에서는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조사를 지연시키는가 하면, 법을 제대로 모르는 조합원들을 현혹하여 사용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도 하였다. 



3. 파업투쟁 과정에서 구사대, 용역깡패의 무자비한 폭행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수사조차 하지 않은 경찰, 검찰이 사소한 조합원들의 몸싸움에 대해서는 막무가내로 구속하고 보자는 식으로 대처해서 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이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또한 조합원 50여명이 불구속 기소되어 조사중에 있고, 250여명이 즉결에 회부되어 벌금을 물었다. 장기간 파업투쟁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대략 5천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되어 있는 상태이다. 노동자들에게는 이토록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경찰, 검찰이 사용자 폭력에 대해서는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구로 제일레미콘의 경우 백주대낮에 용역깡패들이 조합원들을 폭행하고 속옷만 입혀 길거리로 내몰았지만, 그 자리에 상주하고 있던 경찰은 모른 체 했다. 또한 유진레미콘의 경우 수많은 폭행 사건이 있었고 매번 그 자리에는 경찰병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폭행 사건을 수수방관하고 2001년 3월 9일 유진 부천공장의 경우 안동근 인천지부사무처장이 구사대, 용역깡패들에게 붙잡혀 회사 내에서 집단폭행을 당하고,  끝내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하였음에도 경찰은 모르쇠로 일관하였다. 이것이 과연 민주사회에서 있을법한 일인가. 이러한 경찰, 검찰은 공권력이 아니라 사용자 권력을 대변하는 기구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4.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에서는 부실공사의 주범인 불량레미콘의 심각성들을 알리고 그동안 사용자들이 자행했던 불량레미콘 판매에 대해서 많은 증거 자료들을 제출하였다. 이천시에서 발주한 다리공사의 경우 불량레미콘 사용으로 인해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다리가 철거되는 상황이 발생되기도 하였다. 또한 불법매립, 폐수 방류 등 레미콘 사업주들의 반사회적인 행위에 대해서 고발하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조사는 지금까지도 마냥 미루어지고 있다. 유진 포천의 경우 수 백톤의 불법폐기물이 발생하였으나, 경찰조사에서는 수해로 매립된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수해로 인한 매립이라면 시멘트, 모래, 자갈이 따로 따로 매립이 되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혼합된 콘크리트는 그럼 누가 한 짓인가. 수해 나던 날 밤 귀신이 수 백톤 분량을 삽으로 비벼댄 것인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보고 말문이 닫힐 지경이다. 



5. 각종 부당노동행위 사건, 레미콘 사업주들의 반사회적인 범죄에 대해서 전국건설산업연맹과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지난 5월에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하지만 수사는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고, 검찰은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고 있다.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검찰이 힘없고 소외된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현재 국민적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각종 게이트 사건에 대해 그동안의 검찰의 대처방식을 보면서 많은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권력 앞에서 무기력한 검찰이 힘없는 노동자들 앞에서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려는 자세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검찰은 신속히 부당노동행위 고발사건과 레미콘 사업주들의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6. 그동안 국회, 노동부, 법원, 각종시민단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법학교수 등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합법적인 노동조합이다 라는 것을 밝혔다. 김호진 전 노동부 장관은 국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합법적인 노동조합이고, 부당노동행위 사업주는 반드시 구속 처벌되어야 한다고 여, 야 국회의원 앞에서 증언하였다. 하지만 부당노동행위로 처벌받은 사업주는 단 한사람도 없다. 

힘없고 소외된 노동자들이 일요일은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좀더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일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합법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한 결과가 과연 이것이란 말인가? 법을 어긴 사업주들은 자본의 위력을 과시하며 더욱더 큰소리치며 다니고, 모든 국민에게 평등할 것이라 믿었던 법은 노동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는 처참함만을 깨닫게 했다. 레미콘 운송 노동자들은 7개월의 파업으로 인하여 가정이 파탄 나고, 이루 말 할 수 없는 경제적인 고통에, 눈앞에 놓인 것이라고는 엄청난 액수의 벌금 통지서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또한 현재에도 120여명의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대한민국의 사회정의란 말인가?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기본적인 법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깨달은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단호하게 이러한 현실을 거부할 것이다. 법을 어긴 사업주는 반드시 처벌받아야하고, 부당 해고된 조합원들은 즉각 현장으로 복귀하여야 한다. 이것이 관철될 때까지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은 목숨을 건 투쟁도 불사할 것이다. 



   * 부당노동행위 레미콘 사업자를 처벌하라! 

   * 파업기간 부당해고를 전면 철회하라! 

   * 단병호 위원장과 구속노동자를 석방하라! 

   *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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