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회의 주제는 자신감과 확신입니다. 목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투쟁하는 노동자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있게 단호하게 끈질기게 그리고 즐겁게! 단결하고 투쟁하고 승리합니다!"

2012년 6월 10일 대구지역에서 망치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충북/ 전북/ 대전/ 충남/ 광주전남/ 부산/ 울산/ 경남/ 경기/ 서울/ 인천 등 타지역 건설 동지들이 한 걸음에 대구로 달려왔다.
울산펌프카 조합원들이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고, 옆 동네 광주전남 목수 조합원팀도 대구 투쟁을 응원했다.
토목건축, 건설기계, 전기, 타워크레인 너나 할 것없이 업종과 지역을 뛰어넘어 동지애를 발휘했다.
총파업 투쟁을 선포한 대구경북 토목건축 노동자들과 전국 각지에서 이 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달려온 건설 동지들이 국채보상공원을 가득 메웠다.

대구경북건설지부 이길우 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아침, 현장을 세우기 위해 모인 실천단은 '후회 없다'고 하더라. 그만큼 열정을 쏟아냈다. 오늘 선포식을 발판으로 6월 25일 대구의 모든 건설노동자를 모아내자!"고 결의를 높였다.

건설노조 이용대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구경북건설지부가 6월 총파업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며 "오늘 대구에서 망치 소리가 멈췄다. 대구경북건설지부는 총파업을 위해 3월부터 준비해 왔다. 그리고 오늘 6월 10일 전국의 건설 동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전하고 "토목건축 노동자를 비롯해 얼마전 대한전투쟁에서 2천대오가 집결했던 전기, 임대사에 맞서 임단협투쟁을 벌이고 있는 타워크레인, 체불과 특수고용 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건설기계가 모여 2012년 위력적 총파업에 나서자!"고 결의를 높였다.


건설산업연맹 백석근 위원장은 "그해 6월 우리는 역사를 만들었다. 2006년 한달간 외쳤던 노동시간 단축/ 불법도급 철폐는 역사였다. 해방 이후 망치 든 노동자가 모여 80개 현장을 세웠다."며 대구투쟁을 떠올리고 "6년이 지난 2012년 전국의 녹색 깃발이 모였다. 국채보상공원에서 비롯된 2006년 뜨거운 열기를 전국 동지들과 이어가자."고 밝혔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임성연 본부장은 "동지들의 투쟁은 비조합원들도 크게 호응하고 있다고 들었다. 민주노총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2012년 투쟁의 포문을 열고 있는 건설 동지들의 투쟁에 민주노총이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 발언이 진행됐다. "나는 6학년 4반입니다."라고 운을 뗀 한 조합원은 "여러분, 나와 같이 살지 마십소. 인간다운 삶을 위해 힘차게 투쟁해보지 않겠습니까. 시키면 시키는대로 살던 삶을 깨부수고 노동자 스스로 일어섭시다. 이 늙은 노동자도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집회 분위기를 한껏 고무했다.
노래하는 노동자 임정득, 박준 동지도 뜨거운 대구벌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대구경북건설지역본부 오상룡 본부장은 "대구경북건설지부가 총파업 선전을 벌이면서 비조합원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은 물론, 재가입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떨어져 죽어도 손에 쥔 망치를 놓지 못하고 삼킨 울분, 임금이 밀려도 어느 놈 하나 해결해 주지 않고 오히려 천대받으면서 삭혔던 분노... 오늘 우리 늙은 노동자들에게 단결하면 싸울 수 있고, 투쟁하면 이길 수 있고, 승리하면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주자. 건설노동자도 먹고살만하다는 소릴 들을 수 있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회 대오는 "우리는 어떠한 위기 앞에서도 총파업 투쟁을 사수하겠다"는 내용의 투쟁 결의문을 낭독하고 국채보상공원에서 코오롱 현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행진을 마친 후 마무리 집회 자리에서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회 김율현 분과위원장 직무대행은 "투쟁하고자 일어선 동지들, 자랑스럽다. 그리고 감사하다. 건설노동자를 대표해 인사한다. 건설현장의 모순을 깨부수고자 일어선다면 망설였던 주변의 동료들도 하나둘 모여들 것이고, 그 힘들이 더해져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총파업투쟁으로 함께 가자"고 결의를 높였다.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 송찬흡 지부장은 "대구경북건설지부가 자랑스럽다. 제가 노동조합 가입한지 1년도 안 됐을때 이 분들이 미친줄 알았다. 그 뜨거웠던 현장 투쟁, 점거 투쟁, 바라시 투쟁 생생히 보았다. 지금 건설현장에서는 하루 일당 20만원 줘도 젊은이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 한다. 이제 집은 누가 짓나. 다시 한번 미쳐보자. 단결해서 세상을 바꿔보자."고 말했다.

대구경북건설지부 이길우 지부장은 "건설노조가 투쟁할 때 기필코 건설노동자들의 미래가담보된다. 대구경북건설지부는 반드시 6월 25일 대구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며, 6월 27일 서울 총파업 자리에서 전국 동지들과 만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마무리 집회 사회를 보던 동지 역시 "오늘부터 자신감 갖고 건설노조 조끼 입고, 책임있는 자세로 나로서 건설노조를 말하자"며 결의를 높였다.

"월급빼고 다올랐다 임금인상 쟁취하자!"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총파업투쟁 승리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대구경북건설지부 조합원 발언 전문>

이렇게 반가운 얼굴을 보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두근 뛰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인간다운 삶 위해 모여 있는데,어찌 내 가슴이 뛰지 않겠습니까.
나는 이 자리에 서길 많이 망설였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지시받고 명령받는 것 밖에 몰랐습니다.
없는 용기지만 조금 내서 소견을 전하고자 합니다.
나는 6학년 4반입니다.
이날까지 살면서 나는 정말 바보처럼 살았구나,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노동자의 의무를 다했는데도 나의 권리는 조금도 찾지 못했습니다. 정말 바보였습니다.
나는 여러분들께 나와 같은 삶을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호소합니다.
여러분, 나와 같이 살지 마십소.
지금보다 더 한번 힘차게 투쟁해보지 않겠습니까.

내가 이런 말을 할수 있는 것은 바로 5월 12일 수련회에 갔었기 때문입니다.
내 지금 떨고 있죠? 진짜 떨고 있습니다.
(수련회에서 알게 된 것은) 총파업과 건설노동자가 인간답게 살려면은 현장에서 현장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총파업의 목적, 왜 해야 하는가 그것이었습니다.
유보임금/ 체불임금/ 적정임금/ 퇴직공제금 인상/ 악천후 수당 등의 법안을 상정시키고 이것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우리는 꼭 총파업을 성사시켜야 합니다.
이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적정임금입니다.
우리 목수들에게 정부가 얼마나 지급했는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한테 19만원 지급한다고 합니다. 우리 19만원 받아본적 있습니까.
나는 이 얘기도 처음 들어봤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우리 이제 그 임금을 실제로 받아봅시다. 그런데 그냥 주겠습니까.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고 단결하고 투쟁을 해야만이 그들은 조금은 내줄지도 모릅니다.
이번 임금인상 총파업 너무나 당연한것 아닙니까. 정당합니다.
저들은 그렇게 주고 있다는데, 우리는 못 받았으니까, 우리가 받아보겠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 파업이 어찌 정당하지 않겠습니까.
교육센터 박양희 동지의 강의를 들었는데, 정말 기가 막히더라고요. 나는 감동먹었습니다. 인간이면 다 같은 인간인가, 인간다운 행동을 해야 인간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알고 행하지도 않았고, 알고도 덮어놓고 귀찮아서 밀쳐놨습니다.
그런데 그 강연을 받는데 기가 막히대요. 우리 건설노동자, 글자만 알았지, 그 내용이 달콤한지, 맛이 있는지 몰랐다는 겁니다. 그 내용을 처음부터 알고 있지만 가슴 깊숙이 묻어놓고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 얼마나 비참한 사실입니까.
우리는 이것을 오랜 관습처럼 여기고 살아왔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너무나 어려운 시절을 살아왔습니다.
유신이나 5공화국 겪으면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시받고 명령받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했고, 주면 주는대로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노예처럼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길들여왔습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을 말입니다.
이제는 바로 잡을 때가 왔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입을 아무리 두드려막고, 마음의 문을 봉쇄해도 우리 건설 동지들은 절대 굴하지 않고 헤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려면 어떻게 고민하고, 어떻게 현실을 바꿔낼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토의와 토론을 말해서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 스스로가 주체로 서게 되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건설노동자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노동자의 길이고 우리가 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런 내용을 바탕 삼아 힘차게 투쟁한다면,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일당백 투쟁정신으로 싸운다면 승리는 반드시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우리 승리의 그 날까지 끝까지 함께합시다.
이 늙은 노동자도 끝가지 지키고 사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