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휴무 쟁취! 장시간노동 철폐! 자격증제도 도입!
전국 콘크리트펌프카 노동자 결의대회

전국 콘크리트 펌프카 노동자들이 뭉쳤다.
'일요휴무 쟁취! 장시간노동 철폐! 자격증제도 도입! 전국 콘크리트펌프카 노동자 결의대회'가 4월 15일 오후 1시부터 개최됐다.
새벽 3시부터 모여 출발한 수도권콘크리트펌프카분회부터 가깝게는 울산, 대구까지 '일요휴무'를 위한 한마음 한뜻으로 부산 (주)한국레미콘 앞에서 첫 번째 펌프카 전국집회를 연 것이다.

2009년 대구, 부산, 수도권 등지의 펌프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깃발을 올렸고, 2012년 현재 건설노조는 '대세'가 됐다. 전국 조직의 위상을 갖추면서 꿈에 그리던 일요휴무도 정착돼 갔다. 무분별하게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던 펌프카 임대사들도 단결된 노동자들의 힘 앞에 칼날을 거두었다. 그런데 일요휴무 완전 정착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존재했다. 레미콘 업체들이 그들이었다. 펌프카 노동자들이 모인 (주)한국레미콘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부산레미콘조합 대표다.

수도권콘크리트펌프카분회 이희도 총분회장 직무대행은 "화창한 일요일, 동지들과 가족들과 새벽부터 투쟁하러 왔다."며 "한마음 한뜻으로 투쟁한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 건설현장 펌프카 노동자들이 일요일 가족들과 손맞잡고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콘크리트펌프카분회 김영진 분회장은 "작년 8월 21일 울산분회가 발족하기까지 부산펌프카분회에서, 지부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며 기억을 떠올리고 "오늘 4월 중 등산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다같이 힘을 모으고 하나되면 울산, 작은 조직도 이뤄내지 못할 게 없었다."며 결의를 높였다.
부산콘크리트펌프카분회 김종만 분회장은 "돈 잘주는 오야지 없고 투쟁하지 않고 내 목소리 내지 않는데 잘해주는 사장 없다. 돈 잘주는 오야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퇴직금 주는 사장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뭉치는 힘만 있다면 가능하다. 기필코 투쟁해서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한때 포기하고 싶었지만, 가족들이 힘을 실어줬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정도 하고 포기할 것 같으면 지랄한다고 시작했나. 현장 투쟁 내가 해줄게! 일요일 쉬게 해달라고 내가 해줄게!"

전국 펌프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한국레미콘 앞에 모인 파란조끼의 건설노조 조합원들 곁에는 '단결투쟁' 머리띠를 높이 치켜들며 신랑을 응원하는 짝궁들이 함께했다. 사수대 조끼를 걸쳐입고 연신 재롱을 부리는 아이들이 곁에 있었다.
펌프카 노동자들의 '일요휴무'를 바라는 가족들의 열기는 실로 '대단했다.' 차디찬 바닥에 깔아놓은 방석과 물 등은 모두 가족들이 챙겨준 준비물이었다.
한 펌프카 조합원의 아내는 "집에서 막 나가라고 해주세요"라고 독려했다. 투쟁의 거리에, 결의의 장소에 펌프카 노동자들이 뭉쳐야 한다는 말이었다. 아내는 이어 "그렇게 해야 일요일에 쉬고, 그래야 신랑들이랑 아이들이랑 놀러도 가고 하니까요, 어깨 다독여주자고요."라고 덧붙였다.

전국 건설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건설노조 이용대 위원장 직무대행과 건설기계분과위원회 권혁병 분과위원장 직무대행은 "장시간 중노동과 그로 인한 산재사고는 천박한 자본주의의 모습"이라고 지적하고, "펌프카 노동자의 현실은 자본과 권력에 맞서 싸운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으며 심야노동이 철폐되고 일요강제노동이 사라지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펌프카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해야 한다"며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에서는 펌프카가 조직되면서 타설공들도 건설노조를 찾았고, 울산에서는 펌프카와 단짝인 레미콘 노동자들이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김낙욱 부본부장과 부산건설기계지부 이승만 지부장은 전국에서 달려온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일요일엔 쉬고 싶다는 소박하고 또한 절박한 요구를 외면하는 레미콘 자본에 연대의 힘으로 본때를 보여주자"고 결의를 다졌다.

펌프카 결의대회는 "장시간 노동, 일요일 강제노동, 산업재해" 등을 때려부수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 됐다.
펌프카 노동자들의 땀방울이 모일수록 현장은 바뀌어가고 있다.
다음은 결의대회 중 한 펌프카 노동자의 발언이다.
“내 마음에는 크나큰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언제 펌프카 기사들이 일요일날 약속을 잡고,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갔습니까.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인간답게 살지못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사람답게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일을 하지 않고도 이 많은 동지들 모여, 같이 투쟁을 외치고 같이 박수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에 눈물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동지 여러분,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