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는 땅을 다지는 장비입니다. 자칫 중심을 잃으면 로라가 전복되는 사고가 납니다. 한번 사고나면 우리는 "얼마나 다쳤냐"가 아니라 "죽었어 살았어"라고 물어봅니다."

"15년전에 그레이더 시작할 때는 회사에 소속돼 있었고 1년이면 날수로 200~250일은 일했습니다. 차량 불하받고 지금은 1년 중 100~150일 정도 일한다고 봐야죠."

"살수차 하면서 2번 부도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내 편이 돼 주지 않고, 이야기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데 민주노총 간부들이 힘을 많이 줬어요. 작년에는 동료가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를 목격했는데 민주노총이 해결점을 제시해주는 걸 보고 너무 고마웠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입하게 됐죠. 전북건설기계지부 다짐장비지회 조합원이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전북에는 8시간 노동 질서가 정착돼 가고 있습니다. 건설노조 때문이죠. 그런 것을 봐 온 터라 연합회 식구들 모두 건설노조로 왔습니다."

적게는 10년에서 많게는 30년간 로라, 그레이더, 살수차를 해왔다.
건설기계 누구라도 그러하듯 건설경기 침체와 장비시작 확대로 가동률 30~40% 경쟁에 시달렸다.
체불되도 어느 놈 하나 내 얘기 들으려 하지 않고, 사고가 나도 '내가 알아서 처리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합회를 해봤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건설사와 정부 관계기관은 연합회를 얕봤고, 조직적으로 단결도 어려웠다.
하지만 건설노조는 달랐다.
그래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마음도 바뀌었다.

전북 지역 로라, 그레이더, 살수차로 구성된 전북건설기계지부 다짐장비지회가 지난 3월 27일 민주노총 전북본부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연합회 회원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된 120여명과 이를 축하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건설 동지들이 참가한 가운데 전북건설기계지부 정재묵 조직부장의 구호로 창립총회가 시작됐다.
창립총회 첫번째 순서는 '2012년 법제도개선 투쟁과 노동조합의 필요성 및 연합회와의 차이점'을 주제로 건설산업연맹 오희택 교육선전실장이 강사로 나선 교육이었다. 이어 본 행사에서 새롭게 탄생한 건설노조 깃발을 휘날리고 기념사와 축사로 한껏 분위기를 돋우었다.

전북건설기계지부 김상태 지부장은 "전북건설기계지부 17번째 지회가 창립했다. 연합회 틀을 깨고 의견을 모아 건설노조로 가입한 동지들이 자랑스럽다"고 인사했다. 건설노조 전북지역본부 류영필 본부장, 민주노총 전북본부 정광수 본부장은 "노동자가 장비 소유했다고 사장이라는 굴레를 씌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투쟁하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이 여러분들,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회 권혁병 분과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늘 다짐장비지회 창립을 기점으로 전북이 모범 지역으로 거듭나고 또한 건설노조를 튼튼하게 다져주는 지회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축하했다.

행사를 마친 조합원들은 뒤풀이 자리에서 고사를 지내고 다음과 같이 한목소리를 내며 건승을 기원하는 건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