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망노동자를 기억하라! 산재사망사고 사업주를 구속하라! 건설노동자 안전보건협약 체결하라!
이천화재참사 산재사망자 추도 및 건설현장 산재근절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 취재 요청합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일정 및 장소 : 1월 6일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교차로 소공원(국민은행 부근)

▶ 주최 :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기자회견 순서

- 산재사망 건설노동자에 대한 헌화 및 분향
- 추도사(백석근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 기자회견 참가자 소개(홍희덕 국회의원, 이미경 국회의원,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 노동건강단체 간부, 전국건설노동조합/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간부 등)
- 참가자 추도발언(홍희덕 국회의원, 이미경 국회의원, 민주노총 노안위원장, 임상혁 노동건강환경연구소 소장)
- 기자회견문 낭독(연맹 노동안전보건위원장)
- 질의응답


□ 건설현장 노동재해 현황과 문제점

※ 이천 냉동창고 폭발화재 산재사망사고 경과보고
- 2008년 1월 7일(월) 11시경 경기도 이천시 (주)코리아2000 냉동창고 지하 1층에서 냉동설비 공사 중 폭발 및 화재로 40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함. 사망자 대다수가 용역업체를 통해 일을 나간 건설일용노동자와 조선족 동포 등 이주노동자들이었음.
- 위험물 등이 있는 장소에서 화기 등의 사용금지, 작업 배치전 안전교육 미실시 등 작업장의 유해위험예방을 위한 안전상의 조치를 하지 않아서 발생하였음. 또한 시행사와 시공사 및 감리회사가 각각 코리아냉동, 코리아2000, 코리아2000건축사무소로 사실상 시공 및 감리를 한 업체가 도맡아 재해예방대책 및 안전관리의 확인 등 시공과 안전에 관한 관리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
- 재판결과 구소기소된 코리아2000 대표는 벌금 2천만원, 현장소장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방화관리자는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았음.


- 건설업 산재사망자는 2008년 산재사망자 2,422명 중 669명으로 28%를, 2009년 전체 사망자 2,181명 중 606명으로 27.8%를, 2010년 전체 사망자 2,200명 중 611명으로 27.8%를 차지함. 또한 2011년 9월 현재 건설업 산재사망자가 453명으로 전체 산재사망자의 28.6%를 차지하고 있음. 건설업취업자 수 비중이 약 7%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건설노동자의 산재 다발이 매우 심각한 문제임.

- < 고용노동부 2010년 산업재해 발생현황 > 자료에 의하면 건설업 업무상 사고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각각 520명과 21,883명으로 집계됨. 반면 제조업 업무상 사고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400명과 30,896명으로 집계되어 각 산업종사 노동자 수(제조업 노동자가 400만명, 건설업 노동자가 180만명으로 추산)를 고려하면 건설업의 산업재해가 매우 심각한 실정임.

- < 고용노동부 2011년 9월말 산업재해 발생현황 > 자료에 의하면 건설업 업무상 사고 사망자가 414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9.8% 증가한 반면 제조업 업무상 사고 사망자가 283명으로 6.9% 감소하였음.

- 전근대적인 건설현장의 산재은폐 관행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건설노동자들은 하루에 2명이 죽고 70명이 다치고 있는 실정임. 건설현장의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발주처/원청사의 무리한 공기단축, 산재사고에 대한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 안전보건활동에서 노동자 참여 보장 봉쇄 등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산재 다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음.


□ 건설현장 노동재해 근절방안 대 국회 요구안

1) 건설현장 산업안전노사협의체에 발주자 참여 의무화하라!

○ 현황과 문제점

-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의2(안전보건에관한협의체의구성운영에관한특례)는 100억원이상(토목공사는 150억원) 건설공사의 사업주는 근로자와 사용자와 같은 수로 구성되는 안전보건에 관한 노사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안전보건노사협의체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로 갈음하고 있음.

- 이처럼 일정규모 이상의 건설현장에 산재예방을 위해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또는 안전보건노사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 발주자나 발주자의 위탁을 받은 감리원이 재해예방대책 및 안전관리의 확인 등 시공과 안전에 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임.

○ 개선 요구안

- 발주자나 감리원이 제대로 된 재해예방 및 안전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건설현장에서 산업안전노사협의체 설치를 의무화하고 산업안전노사협의체에 발주자 또는 감리원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함.


2) 명예산업안전감독관에게 건설현장 출입권 보장하라!

○ 현황과 문제점

- 산업안전보건법 제61조의2(명예산업안전감독관)에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재해예방활동에 대한 참여와 지원을 촉진하기 위하여 근로자/근로자단체/사업주단체 및 산업재해예방관련전문단체에 소속된 자중에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위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 그러나 위촉된 지역(사외)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건설현장 출입권을 보장받지 못해 제대로 된 산재예방활동을 하지 못하여 당 제도가 거의 유명무실화되고 있음.

- 또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재사고 70% 이상이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 재해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이를 근절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

○ 개선 요구안

- 이에 산업안전보건 담당 근로감독관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감안하면 건설현장의 심각한 산재다발 문제, 특히 소규모 건설현장 재해다발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단체나 사업주단체에서 전문교육을 통해 육성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에 대해 법으로 건설현장 출입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함.


3) 전문신호수의 건설현장배치를 의무화하라!

○ 현황과 문제점

- 건설기술 발전과 신공법 도입으로 타워크레인, 굴삭기, 크롤라크레인 등 건설기계의 사용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 건설기계 대부분이 대형 중장비로서 한 번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이 매우 심각함. 그런데 최근 건설기계와 관련한 산재사고가 폭증하고 있음. 특히 인건비절감을 통한 돈벌이에 혈안이 된 건설사들이 건설기계 작업시 전문신호수를 배치하지 않아서 발생한 산재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

○ 개선 요구안

- 이에 산업안전보건법에 공사종류와 공사금액에 따라 전문신호수를 건설현장별로 배치하는 것을 법제화하면 건설기계 관련한 산재사고를 줄일 수 있음. 아울러 전문신호수가 건설현장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수십 기종에 달하는 건설기계와 안전관리활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기에 자격증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임.


□ 노동조합 향후 활동계획

1. 건설현장 노동재해근절을 위한 요구안(건설현장 산업안전노사협의체 발주차 참여 의무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건설현장 출입권 보장, 건설기계 전문신호수 건설현장배치 법제화)를 4/11 총선전에 각 정당에 전달하여 공약으로 채택시키는 활동을 전개한다.

2. 노동조합과 발주자/원청사,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간에 노사정 건설노동자 안전보건협약(노동조합 산업안전보건활동보장, 안전보건노사협의체 운영, 작업중지권 보장, 공기단축 금지 및 근로시간 준수) 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전개한다.

3. 지난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건설현장 재해 사망자 수가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을 끊어내고자 정부차원에서 여러 대책을 수립하였고, 나아가 검찰은 공안부서차원에서 직접 나서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어떤 효과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재해로 인한 사망사건에 대해 사업주들의 구속을 포함한 형사적 처벌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한다.

4. 발주자 및 원청사 산업안전보건 책임강화 법제화 등 건설현장의 노동재해율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사업을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전개한다.



건설현장 산재근절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문

2008년 1월 7일 월요일 오전 11시경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설비공사현장에서 폭발과 화재의 산재사망사고로 인해 용역업체 소개로 날일을 하는 건설노동자들 40명이 집단 학살을 당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지만 어떻게 되었는가?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하루에 2명이 죽고 70명이 다치는 현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또한 LH공사와 포스코 및 GS칼텍스 등 발주자와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건설재벌은 정부의 규제완화와 퍼주기식 건설경기부양책으로 매년 수천억 씩 떼돈을 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에 대하여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왜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인가? G20 의장국으로서 국격 운운하는 이 시대에 OECD 29개 국가 중에서 산재사망 1위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을 언제까지 갖고 있을 것인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당 야당 불문하고 표심을 잡기위해 복지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 노동자의 죽음, 하루에 7명씩 산재로 죽어가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대해 어느 누구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들도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자식이다. 우리 사회의 1%인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 기업가의 죽음만 언론에서 다루고, 우리 사회 99%의 중심인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은 언론에서 전혀 얘기되지 않기 때문에 산재사고가 줄지 않는 것이다.

이제 건설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우리 동료들의 비통한 죽음을 기억할 것이다. 이천화재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그들의 죽음을 사람들에게서 망각되지 않게 할 것이다. 또한 40명의 건설노동자를 집단 학살한 범죄자인 코리아2000 사업주에게 벌금 2천만원만 부과한 우리나라. 노동자의 목숨 값을 푼돈으로만 책임지우는 기가 막히는 이 더러운 세상을 우리 건설노동자들이 바꿔낼 것이다.

그리고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한다. 먼저 생생지락(生生之樂) 세상을 추구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이어받아 노동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을 우선시하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건설현장의 산업재해를 근원적으로 줄일 수 있는 건설현장 산업안전노사협의체 발주자 참여 의무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건설현장 출입권보장, 전문신호수 건설현장배치 법제화 등의 요구를 적극 관철시켜 줄 것을 요구한다. 또한 현재 영국과 호주 등에서 시행중인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여 산재사망사고 범죄를 저지른 사업주를 구속시키는 기업살인법(Corporate Killing Law)과 같은 특단의 대책방안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인천공항철도사고와 울산 세진중공업 폭발사고로 하청노동자가 각각 5명과 4명씩 죽음을 당하였다. 그리고 건설현장 대다수 산재사망사고가 발주자와 원청사의 부실한 안전관리감독과 산재예방조치 불이행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만 발주자와 원청사는 현장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하고 사실상 살인과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하청업체에 전가만 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건설현장과 제조현장 등 우리나라 전 산업에 만연되어 있는 고질적인 병폐에 해당한다. 노동자의 생명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돈벌이에 혈안인 발주자와 원청사의 폭주를 제대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현장 산재예방활동에서 노동조합이 대등한 주체가 되는 노동자 안전보건협약이 제도적으로 안착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회와 정부, 지방자치단체는 물심양면으로 힘써 줘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천화재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건설노동자들의 죽음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기 위해 모였다. 더불어 노동자의 생명을 가볍게 보는 발주자와 건설재벌과의 강력한 투쟁을 통해 건설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설현장의 재해율을 급감시키는 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임을 공표하고자 한다. 또한 건설노동자가 앞장서서 2012년 총선과 대선시기 노동자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세상을 만들어야 함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려 낼 것이다.


2012년 1월 6일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