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조절 시행 없이 건설노동자의 미래는 없다.
정부는 굴삭기․덤프․레미콘 수급조절을 즉각 시행하여야 한다!

오는 7월 31일부로 만료되는 덤프․레미콘의 수급조절 기간 연장은 물론 굴삭기를 포함한 수급조절에 대한 요구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절절한 외침이다.
200만 건설노동자를 대표하는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건설산업연맹)은 건설기계노동자의 절박한 생존의 요구를 받아 안고 아래와 같이 강력히 선포한다.

생존의 벼랑 끝에 선 건설기계노동자는 달리 갈 길이 없다.
현실을 보자. 건설현장 건설기계장비 가동률 평균이 40∼50%로 건설기계노동자 10명중 5명은 일자리가 없다. 일을 하고 있어도 레미콘노동자들과 덤프노동자들의 대부분은 하루 12시간이상 노동을 하고도 년간 1천만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신용불량자이거나 신용불량의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굴삭기는 건설기계중에서도 가장 장비 수가 많다. ‘평균 경력 20년, 부양가족 4명’ 굴삭기 노동자가 임대료 받아서 기름값, 수리비, 보험료, 할부금 빼면 한달 순수입이 100만원도 안 되며, 심지어 일부 기종은 일을 하면 할수록 적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부채가 1억원이 넘는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생기고, 신용불량자도 30%에 달하는 등 소위 카드돌려막기 인생을 살고 있다.

정부의 주관부처인 국토해양부 산하 공식연구기관 ‘국토연구원’ 조차 수급조절 재시행 여부를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기관이 지난 5월 30일 공청회를 통해 발표된 ‘건설경기 동향 및 건설기계 수급분석’이란 자료는 민간건설시장의 침체와 노후화된 기계장비의 증가로 건설기계임대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고,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재뿐 아니라 향후 5년간 ‘레미콘․덤프트럭․굴삭기․펌프카’ 4개 기종에 초과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정부주도의 연구용역 기관도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찬성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2011년을 맞아 2년간의 수급조절 만료시점을 앞두고 재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지금, 건설기계노동자의 생존의 요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정권말기 레임덕에서 살아남기 위한 부처간 이기주의로 흙탕물 튀는 아전인수의 막싸움을 지켜보면서 건설산업연맹은 정부의 미온적인 입장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외국과의 통상마찰’이라는 이유를 들이대는 부처는, 건설기계장비를 생산하는 대기업 이익단체인 건설기계산업협회의 정치로비에 휘둘리는 부처는, 책임을 부처들에 떠넘기고 온통 ‘외국 대기업 이익옹호’에 골몰하는 정부의 태도는 정말 점입가경이다. 자신들이 공식적으로 연구용역을 내준 국토연구원에서조차 수급조절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음에도 결단하지 못하는 정부는, 도대체 어느 나라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7월 8일 예정된 수급조절위원회는 건설기계노동자의 외침에 귀를 활짝 열어놓고, 다시는 돌아오기 힘든 현재의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정부가 선택하는 것이 ‘수급조절 반대’와 ‘건설기계노동자의 생존권 외면’, ‘자국민이 아닌 외국대기업의 이익옹호’라면 건설기계노동자들은 4대강을 포함한 전국의 건설현장을 세우고, 2만여 대의 건설기계차량을 몰고 강력한 서울상경 총파업 투쟁을 결의하면서 내 가족을 위해, 내 미래를 위해 우리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수밖에 없음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이미 구속도, 연행도 생존의 갈림길 앞에 두렵지 않음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돌아설 길도 에돌아 갈 길도 없는 건설기계노동자의 인내를 더 이상 시험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건설기계노동자를 포함한 200만 건설노동자의 대변인으로 그 모두의 아픔과 생존을 위한 투쟁에 언제나 함께 할 것이다.

2011년 7월 5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