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복지·훈련예산 후퇴 우려 … 기재부 21일께 결정할 듯

건설노동자들이 건설근로자공제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에 반발하고 나섰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 백석근)은 17일 정오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공제회 공공기관 지정 반대’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연맹은 "건설노동자가 공제회의 운영주체가 될 수 있도록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공제회가 공공기관으로 전환될 경우 건설노동자 복지제도와 훈련예산 확보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기관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기관평가 점수를 받으려면 수익성 위주의 사업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맹 관계자는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에 따라 예산 절감과 인원 최소화, 단기 수익성 위주 사업이 실시돼 중장기적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건설노동자 복지예산 확보가 어려워진다”고 진단했다. 공제회에 기금을 납부하는 건설사업주의 비협조도 우려의 대상이다.

건설사들의 협조가 줄면 퇴직공제금 납부와 공제부금 인상 등이 힘들어진다. 실제로 건설업계에서는 "비용부담만 사업주가 하고 운영은 정부가 한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고용노동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연맹은 공제회 운영을 투명하게 하겠다는 노동부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공제회가 공공기관이 되면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로 임원진이 구성될 것”이라며 “건설노동자 이사회 참여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공제회의 운영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공제회 사업운영의 투명성과 공공성 제고를 위해 공제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침을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노동계는 "공제회의 역할에 배치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1일께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공제회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제회는 건설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97년 일용노동자에게 퇴직금 지급 목적 등을 위해 설립됐다.


[펌 매일노동뉴스 김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