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_10일차]이제 다시 전열을 정비할 때이다

-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행동하자 -

■ 다시 한 번 목표를 정확히 하자.

우리는 적정임금 보장을 위한 임금인상과 쓰메끼리를 없애고,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서 노동조합으로 뭉쳤다. 그래서 노동조합 지도부를 믿고 신뢰하면서 지금까지 투쟁대오에 함께 하였다.

총파업에 돌입한 이래 열흘이 흘렀고,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전문건설업체와 원청업체에게 건설노동자의 뜨거운 맛을 우리는 보여주었다. 실로 자랑스럽고, 영웅적인 투쟁이었다.

하지만 대구의 전 현장을 바라시 한다 해서 가슴이 후련할까? 건설업체 사장이 무릎 꿇고 사죄한다 해도 우리의 잃어버린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 우리의 투쟁은 임금인상과 단체협약이 목표이지 분풀이나 화풀이가 목표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목표를 바로보자. 우리를 자극하고 파업 파괴행위를 하는 자들에 대한 응징은 필요하다. 그것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건설업체의 파업파괴행위를 응징하는 투쟁이 우리의 이성을 통제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치닫는다면 우리의 목표가 변질될 수 있음을 냉철히 생각하여야 한다.

어제(총파업 9일차, 6월9일)는 시청에서 간담회를 주선함으로서 커다란 성과는 없지만 건설노동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교섭통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의 대표단은 이 자리를 통해 대구시 전문건설협회와 일반건설협회 관계자들에게 우리의 분노에 대하여 충분히 전달하였다. 그리고 전문건설협회로부터 지역내 전문건설업체를 교섭에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도 들었다.
지역의 전문업체가 협상자리에 나올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우리 건설노동자들이다.

■ 교섭이 세팅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조직을 아파트 현장에 비유하면 우리의 투쟁은 이제 세팅이 된 것이다. 세팅이 된 다음에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어떻게 시공해야지 제대로 된 일당을 가져갈지 알 수 있는 시점이다.

우리의 투쟁도 마찬가지이다. 세팅을 위해서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다양한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교섭을 회피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와 교섭자리가 세팅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우리의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창구를 열고 교섭자리를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교섭이 세팅되어야 모든 작업이 가능하다. 세팅 후에는 조율과 조정이고, 합의이다.
즉, 1차적 목표인 교섭자리에 지역의 전문건설업체가 모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2차적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도록 충분히 논의하고 대화해야 한다. 교섭은 합의를 목표로 해야 한다.

임금협약이 합의되도록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수 십 년을 인내하며 참아왔던 분노의 폭발이지만, 며칠 인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서면합의를 가지고 현장에서 합의된 내용을 관철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힘겨운 숙제로 남는다. 현장에서 합의내용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을 준비하자. 이것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현장은 곧 우리의 일터이고, 우리의 생존공간이기 때문이다.

■ 시청과 일반,전문건설협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철저히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6월 9일 시청에서 주선한 간담회 자리에서 우리는 일반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의 간부들에게 우리가 현장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쓰메끼리 때문에 어떻게 고통 받고 있는지 확실하게 주지 시켰다. 심지어 시청의 관계자도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일반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에게 호통을 치기도 하였다.
오늘 시청에서 주선한 다수의 업체가 간담회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음 일정을 잡겠다는 약속을 한 것과 지역 전문건설업체가 교섭 자리에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었다.

■ 지도부에게 긴급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노동조합 핵심지도부에게 검찰에서 긴급체포영장을 발부하였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투쟁본부가 예상한 바이고, 이미 경찰과 건설자본이 합작하여 우리의 손발을 묶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체포영장에 의연히 대처할 것이며, 조합원들의 의지를 믿고 움직일 것이다.

검찰은 지역건설노동조합이 성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파렴치한 짓을 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간부들을 폭력배로 만들어 구속하면 우리의 대오가 흔들릴 것이라는 판단하에 지도부에 대한 긴급체포영장을 발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대오를 흔들 목적으로 폭력배로 매도하는 검찰에 대하여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가 임금인상과 단체협약이기 때문에 당장 검찰과 투쟁을 벌이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목표에 대한 혼선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기다리면 교섭이 진행될 확률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잠시 전열을 정비 하자는 것이다.

검찰의 건설노조 파괴공작에 휘말리지 않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한 후 구체적인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 시기 가장 필요한 판단이기 때문이다. 지도부를 보호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라는 것만 서로 믿고 있으면 체포영장은 지도부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고 새로운 일주일을 준비하자.
교섭이 재개되면 우리의 목표달성은 한 발 자국 더 가까이 다가 올 것이다.


[20060609_시청 간담회 보고]

시내 모처에서 시청 “건설산업 진흥과”에서 주선하고, “건축주택과”에서 추진하여 원청업체들과 간담회가 오전 11시에 있었다. 애초 8개 원청업체 관리자들과 간담회를 추진하였으나 2개 업체만 참석하였다.
노조측에서는 교섭대표로 위원장을 비롯하여 형틀2인, 철근1인의 현장대표와 건설산업연맹 지역업종협의회 의장, 정책국장 모두 6명이 참석하였다. 노동조합에서 미리 보내준 간담회 자료를 가지고 논의를 시작하였지만 참석 업체수가 적어서 심도 있는 논의는 되지 못하였다.
노동조합의 원청업체 요구안 가운데 쓰메끼리 근절문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문제에 대하여 간략하게 논의하였고, 임금협상의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대구지역 진솔, 두리, 창건, 용원, 보극 등이 교섭 자리에 참석하도록 시청과 전문건설협회, 원청회사들이 노력하자고 하였다. 우리의 파업대오를 무시하고 있는 대구지역 전문건설업체들에 대하여 현장대표들의 성토도 있었다. 대구지역 핵심 5개 업체가 교섭자리에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내일이라도 당장 연락이 되고, 교섭이 만들어지도록 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지속적으로 교섭을 회피하고 해태하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참석한 시청관계자, 원청관계자, 전문건설협회 관계자 모두가 동의하였다. 이제 다시 교섭이 가동되도록 우리가 함께 인내심을 발휘하자. 이것이 지도부를 보호하고, 교섭을 통해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길이다.



■ 건설노동자 총파업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문화제
6월10일 오후4시 국채보상공원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투쟁승리를 위한 결의대회 및 투쟁문화제가 열립니다.

안전한 일터에서 일한 만큼의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게 건설노동자의 요구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는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언론은 모르쇠로 우리의 목소리를 감추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장은 건설노동자의 파업을 고발하라는 전단을 현장에 뿌리고 있다.
대구지방노동청장은 교섭장소 사용요청마저 거절하고, 오히려 노조에게 불법이라고 겁을 준다.
세상에 어느 한 놈 우리 편은 없다.
믿을 수 있는 건 가족과 동지뿐이다.
진정 우리편이 되어줄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어깨걸고 총파업 승리의 길로 가자
터지고 깨지는건 두렵지않다.
까짓것 터지고 깨지는건 이미 익숙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