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산업개발 규탄, 강남건설 규탄 기자회견문 ]

갈갈이 찢긴 세분의 건설노동자를 어찌할 것인가!
살인기업 현대산업개발, 강남건설 규탄한다.

지난 4월 화명동 L건설사 현장 사망사고의 아픔이 채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또 다시금 안타까운 비보를 접하고 있다.

이틀전 7월 27일 오전 11시 15분경 해운대 우동 현대산업개발에서 시공하는 초고층건물 신축현장에서 건물외벽거푸집/작업발판을 해체하던 건설노동자 3명이 64층 200m 높이에서 3~4톤의 거푸집/작업발판과 함께 추락,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은 고인들의 시신을 수습한다는 명분으로 어김없이 기자들의 출입을 막아나섰으며, 다른 작업을 하던 동료직원들 조차도 모두 현장에서 내쫒았다.

유족의 말에 따르면 고인들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지고 찢겨져 있었으며, 시신을 겨우 봉합하여 현재 영안실에 안치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어제 오전까지 유족측에게 어떠한 책임성 있는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며, 직접 고용당사자인 강남건설측 또한 몇몇 직원들만 장례식장에 보내 놓은 채 고인과 유족에 대한 책임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건설노조 부울경본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심각한 의혹 및 문제점 몇 가지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번 사고의 재해자는 통상 외벽거푸집 해체작업으로 인한 추락사고시 재해자와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거푸집 해체작업은 다년간의 경험이 있는 형틀목수 또는 전문적 해체공, 일명 도비공들이 작업을 맡아서 하게된다. 그런데 왜 이번사고는 하청사인 강남건설 안전과장, 안전대리, 건축반장이 사망자인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특히 평소에도 임금을 편법적으로 삭감하고, 퇴직금을 주지않기 위해 불법, 편법을 마다않는 강남건설이 얼마안되는 인건비를 아끼기위해 그토록 위험천만한 작업을, 경험도 없는 젊은 안전과장과 안전대리에게 생소한 작업을 강행시키며,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밖에 볼 수 밖에 없다.

둘째,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은 최고 위험작업인 거푸집해체작업시 반드시 지켜야할 안전규정과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했는가 하는 것이다.
해체작업시에는 원청(하청) 안전관리자가 작업반경내 안전통제를 실시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하며, 작업에 임하는 해당노동자에게는 작업전 반드시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하게 되어 있다.
또한, 작업계획서, 시방서 등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고, 작업에 임하도록 되어 있다.

셋째, 계속해서 발생되는 건설현장의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지난 4월 화명동에서 발생했던 붕괴매몰사고 이후 부산시는 다음날 즉시 ‘재난취약시설 안전사고 예방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공사장 붕괴사고를 막는다는 취지로 시설물 관리기관별 안전관리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이 T/F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언제부터 어떤 활동을 하였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는 곧 부산시가 시민의 안전에 무관심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넷째, 이명박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정책의 문제점을 제기하지 않을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2월 10일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중앙정부부처인 노동부가 가진 업무권한인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업무중 상당부분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는 결정을 하고, 이명박 대통령 3월 11일 은 이를 재가하였다.

이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자는 얼토당토 않은 결정인 것이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는 엄청난 부채에 내몰려있으며, 이를 위해 기업, 건설현장의 유치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지방자치단체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제도를 제대로 마련할 수 있겠는가?
이는 곧 1500만 노동자의 목숨을 이명박정부가 내팽게 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이에 건설노조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노동부와 경찰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를 구속수사하라
하나, 경험도 없는 기술/관리직 직원을 위험작업에 내몰고, 죽게 만든 현대산업개발과 강남건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하나, 안전규정도 제대로 없는 초중량 외벽거푸집 신공법을 철회하고, 초고층건물신축 중단하라
하나, 부산시는 “시설물 관리기관별 안전관리 T/F팀”에 건설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라
하나, 이명박정부는 “안전보건사업 지방이양”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010. 7. 29.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