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의 역사 그리고 산별노조] 자료집을 내면서

조합원 동지 여러분! 건설노동형제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05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을 맡으면서 제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이었던가를 되돌아봅니다.
“현장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는 기치를 높이 들고, 1999년 통합 연맹을 만든 뒤 5년여를 함께 한 건설산업연맹 내부에 사업방식의 차이가 드러나고 이런저런 이견 조율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면서도, 다수의 중앙위원들과 간부들이 ‘건설노동자는 하나’라는 대의를 견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어렵더라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다소 느슨하고 이완된 형태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해 주셨습니다.
다시 말해, 통합의 정신을 살려 한지붕 두가족 형태로나마 운영의 묘를 살려줄 것, 그것이 위원장에게 주어진 소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하여 사업도, 예산도, 각자의 투쟁도 각 가맹노조에서 알아서 하되 연맹은 공동투쟁과 사업을 수행하는 상당히 느슨한 운영 체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렇게라도 끈을 이어왔던 것이 건설노조나 플랜트건설노조, 기업노조 할 것 없이 전체 건설노조운동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연맹 전체 조합원 수가 의무금 납부 기준으로 2005년 약 1만2천명에서 2010년 현재 3만명을 넘었고 단위조직에 조합비를 납부하는 조합원 수는 적어도 4만여명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산별노조에 대해 20년 전 노동조합 간부를 시작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교육도 받고 논의도 해왔던 주제입니다. 노조간부라면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산별조직에 대한 논의나 전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오래된 주제임에 틀림이 없으나, 그러함에도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 선뜻 산별 체계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은 해방 이후 한국의 노사 관행과 현행 노동관계법 체계 하에서 아직도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이 산별 조직화 지침을 갖고 있고 80만 조직 중 이미 약 80% 정도가 산별 노조체계로 가고 있다고 하지만, 전교조나 공무원노조처럼 결성 초기부터 산별로 출발한 조직을 제외하면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가 한 발 앞서 나가고 있고, 공공, 사무, 서비스, 화섬 등이 산별 전환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건설산업연맹도 2007년 전국건설노조, 전국플랜트건설노조로 소산별 조직화를 이뤄내고, 200만 건설노동자의 희망과 미래를 위해 건설산업 대산별노조 건설이라는 대의에 복무하고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간부 및 조합원에 대한 교육과 선전 등 산별조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사업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도부와 간부는 그 이해 정도가 높을 때 결단력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여 연맹 내 각 단위조직 간부 및 조합원들의 이해와 결의를 가일층 높여내고자 산별추진위원회에서 자료집을 발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초판이라 다소 거칠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나, 이후 필요한 내용은 좀 더 보완키로 하고 조직 내 각 단위별로 산별 전환을 위한 논의의 자리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지면을 빌려 자료집 발간에 애쓴 백석근 산별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각 조직 담당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10. 6.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남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