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건설노조 타워크레인 결의대회 개최
체육대회에선 서경·부울경팀 1위!


지난 3일 전국의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대구에 몰려들었다.
이날은 일요일도 법정공휴일도 아닌 7월 첫째주 토요일, 바로 건설현장 주5일근무가 처음 시작된 날이다. 건설노조 전국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레버를 놓고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 서구 운동장에 모였다.

7월 3일, 건설현장 주5일 근무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날!
오전 11시경 결의대회 대회사를 통해 건설노조 이수종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부위원장)은 “전국 타워노동자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라며 “한 목소리 하나의 행동을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건설노동자들이 굴욕의 ‘노가다’에 머물길 바라지만 우리는 단결투쟁으로 건설노동자로서 당당하게 임단협을 쟁취해 왔다”며 “현장의 질서를 세울 때까지 하나돼 나가자”고 밝혔다.


건설노조 김금철 위원장은 “타워 노동자들은 2007년 주 44시간에 이어 2009년 주 40시간을 쟁취했다”며 “업종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든 건설노동자가 노동시간 단축할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밝혔다.


“7월 3일은 주5일근무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운을 뗀 건설산업연맹 남궁현 위원장은 “단협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부본부장은 “타워노동자가 소수이지만 남한 사회 건설현장을 세울 수 있는 노동자”라며 “자본과 정권의 민주노조 말살정책에 선봉에서 싸운 건설노동자들이 대구에 와 반갑다”고 말했다.








이열치열 - 대구의 여름을 달군 타워 노동자!
결의대회에 이어 오후 1시부터는 체육대회가 개최됐다.
대구의 끓어오르는 땅과 작열하는 태양에도 타워 노동자들의 발 끝에 공은 뻥뻥 날아갔고,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체육대회는 축구,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으로 이뤄졌다. 서울경기·부산울산경남/ 경기남부·전북/ 인천경기·대구경북/ 대전충청강원·광주전남 등 4팀으로 나눠 경기를 펼쳤다.


첫 순서로 축구경기가 벌어졌는데, 서경·부울경과 인경·대경이 경합을 벌인 결과, 전반 1:0, 후반 2:1로 서경·부울경팀이 이겼다. 한편 첫 경기부터 몸을 아끼지 않는 접전을 벌인 가운데 두 선수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어서 대충강·광전과 경기남부·전북이 벌인 경기에서는 전반 0:1, 후반 1:1로 승부가 나지 않아 승부차기로 승패를 갈랐다. 결과, 대충강·광전이 세골을 넣어 승리했다.


두 번째 경기로 치러진 줄다리기는 팽팽한 접전 끝을 벌였다. 서경·부울경이 경기남부·전북과 겨뤄 올라섰고, 대충강·광전이 대경·인천과의 경기에서 이겨 최종 승부에서 서경·부울경이 우승했다.


마지막 경기인 이어달리기는 여성 선수들이 앞장섰다. 서경·부울경이 선두를 달렸고 경기남부·전북이 그 뒤를 이었다.
세 경기에서 서경·부울경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편 체육대회는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리가 됐다.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고, 서로의 등을 토닥이며 서로 축하하는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건설현장 첫 번째 주 5일근무는 단결투쟁해 온 전국의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모여 이룬 잔치였다.









다음은 결의대회 결의문.

『타워노동자 주40시간 시행 결의대회 결의문』

전 세계가 금융위기 공포에 떨고 있는 지금, 모든 선진국들은 복지예산을 늘리고 고용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인 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지난 6.2지방자치 선거의 참패로 민심을 똑똑히 보았으면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수십조원 혈세를 강바닥에 뿌리고 있는 지금 일반 건설현장은 줄도산 부도 공포가 엄습해 오고 있다. 수개월동안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가 이제 겨우 취업한 현장이 또다시 공사중단의 위기에 놓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건설자본들의 감시와 꼭두각시처럼 춤추는 악덕 하청 전문건설업체들의 횡포에, 하루살이로 살아가는 우리 건설노동자들은 이중고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경제살리기란 말인가? 이제 더 이상 이 땅의 위정자들의 거짓 사탕발림을 믿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 이순간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여기에 모인 우리 동지들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건설현장의 물줄기를 바꾼 최초의 ‘일요휴무’ 투쟁이 그랬고, 단일화된 ‘표준근로계약서’ 시행과 2007년 ‘8시간노동쟁취’, ‘2009년 주 40시간제’ 쟁취가 그러 하였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 타워노동자들의 투쟁을 보고 모두가 “노가다판을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라는 비아냥을 보냈다. 십년이 지난 지금 어떠한가? 그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 없이 우리 노동자들 스스로가 쟁취한 성과물들인 것이다.


7월부터 시행되는 주 40시간 투쟁은 또다른 건설현장의 대(大)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시키면 시킨 대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팽팽 돌아가는 기계들도, 때론 멈추고 점검을 해야 하고 기름칠을 해야 하듯이 우리 노동자들도 피곤할 땐 충분히 휴식을 취할 권리가 있고 가족과 즐거운 여가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풍요로운 여가 생활의 조건은, 안정된 직장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주변을 돌아보면 어떠한가? 계속되는 건설경기 불황에, 현장은 지금 아사리 판이 되어가고 있다. 농사를 지으려 고향에 내려간 동지, 영업사원을 하는 동지, 야간 대리운전을 하는 등등... 차마 눈뜨고는 못 볼 사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사태가 발생 할 때까지 우리가 그렇게 외치던 ‘동지’라는 말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내 가족이 소중하듯 내 동료들의 가족도 돌아보아야 진정한 ‘동지’라고 할 것이다. 일자리를 나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한동안 잃어버렸던 우리 동지들을 다시 불러 모아야 할 것이다. 이는 ‘적선’이 아닌 최소한의 ‘배려’인 것이다. “타워기사 똘똘뭉쳐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외치던 2001년도의 총파업 정신을 다시 되새기며 전국이 다시한번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수많은 타워 선배 동지들이 구속되거나 공안탄압에 맞서 싸우면서 지금의 눈부신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는 주 40시간 쟁취의 산맥을 넘어 보다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주40시간 노동조건 향상을 위해 선봉에 설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산별노조의 깃발아래 하나 됨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교섭을 회피하는 업체는 강력히 응징 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일자리를 나누고 진정한 ‘동지로 거듭 태어날 것을 결의한다.



2010년 7월 3일


전국건설노조 주40시간 시행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