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등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건설노동자들의 총파업 깃발이 높이 올랐다.

건설노동자들은 28일 오후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건설노동자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폭압정권의 노조탄압에 건설노동자들은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김금철)은 지난 7일 일찌감치 8차 대의원대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총파업 상경투쟁을 예고했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노조 인정 문제가 불거지고 그나마 폐지됐던 불법 도급제가 부활 움직임을 보이며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마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건설노조는 이명박 정부 들어 노동조합으로서의 존립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노조는 지난 2008년 말 노동부로부터 ‘덤프, 레미콘, 화물 기사를 내보내라’는 자율시정명령을 받았다. 자율시정명령은 2008년 12월 31일에 1차, 2009년 3월 9일에 2차, 2009년 9월 7일에 3차까지 무려 3차례나 이어졌다. 덤프, 레미콘, 화물 기사들은 특수고용직에 속하므로 노동자가 아니므로 조합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마침내 노동부는 건설노조가 임원선거 이후 지난 1월 29일 제출한 ‘전국건설노동조합 대표자 변경 신고’를 반려했다. 조합원 자격이 없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포함된 ‘하자 있는 결의’라는 것이 노동부의 해석이다.

하지만 건설노조는 지난 2000년 레미콘 노동자들이 모여 전국건설운송노조를 창립한 이후 노동부로부터 노조 설립과 관련한 어떤 방해도 받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노동부는 지난 2007년 토목건축,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원 노동자들이 모여 건설노조를 창립했을 당시에도 노조설립신고필증을 내줬다. 건설현장에서는 2007년 673건, 2008년 846건, 2009년 448건의 임단협을 진행하며 정상적인 노조활동을 전개해 왔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건설노조는 “지난 2000년 창립 이래 특수고용직 노동자 조합원 자격 문제에 대해 전혀 시비가 없었다”라며 “이명박 정권 들어 별안간 돌변, 전방위적 노조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건설노동자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며 정부에게 건설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건설노동자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피켓을 든 조합원이 정부의 건설노조 활동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다음으로 건설현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불법 도급이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공참여자제도’가 2008년 1월 1일부로 폐지돼 불법 도급을 해소하면서 건설현장의 투명성이 높아졌다. 한마디로 일명 ‘오야지’라고 하는 개인에게 불법 도급을 주는 관행을 없애버린 것이다. 하지만 백성운 한나라당 의원이 노무 도급을 인정하는 소위 ‘백성운’ 법안을 제출하며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어서 실질적으로 ‘시공참여자제도’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왔다.

‘시공참여자제도’는 ‘오야지’가 공사 원청업체로부터 임금을 받아 떼먹으면 무대책이었다. 이럴 경우 원청업체는 나몰라라하고 ‘오야지’는 지불능력이 없으면서 체불임금의 악순환의 고리였던 것이다.

‘시공참여자제도’는 또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오야지’라는 개인에게 떠넘기면서 원청업체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 특히 ‘시공참여자제도’는 원청업체가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 당사자로서의 의무를 비껴가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김금철 건설노조 위원장은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것처럼 노동자가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 이명박 정권 하에서 벌어지고 있다”라며 “건설노조는 부득이 총파업을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남궁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땅 파고 길 닦는 노동자가 노동자가 아니라면 이 땅의 누가 노동자냐”라고 반문하며 “노동3권은 천부적 인권으로서 투쟁을 통해 쟁취할 수밖에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기본권을 부정하는 정권은 독재정권”이라며 “민주노총이 건설노조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80만 조합원이 하나되는 투쟁을 조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한 만큼 각 지역별 건설현장 투쟁에 총력을 다해 대응하면서 승리하는 싸움을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건설노동자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 참석한 조합원이 피켓을 들고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건설노동자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건설노조를 불법이라고 규정한 정부를 규탄하며 건설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에서 건설노동자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하던 건설노조원들이 마로니에공원 앞으로 진출하자 이를 경찰이 막아 서로 대치하고 있다.

[펌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