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현장에서 외면당하는 법과 원칙









“국책사업 현장에서 법과 질서 지키면 얼마나 좋겠나. 국가기관(공정거래위원회)에서 권고하는 건설기계표준임대차계약서 쓰고, 계약서에 따라 8시간 일하며 노동시간 단축하고, 지역 차량 쓰고, 적정 임금 받고, 옳은 기름 떼면 얼마나 좋겠나...”
건설노조 대경본부는 ‘8시간노동, 적정임금 쟁취를 위한 건설노동자 결의대회’를 500여명의 건설 동지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5일 칠곡군청 앞에서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 낙동강 현장의 현실을 토로한 한 덤프 노동자의 말 속에 한숨이 절로 배어 나온다. 하루 8시간을 요구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은 “4대강 현장은 괴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4대강 현장 사측들은 국책사업 공기에 맞춰야 하니 8시간 못하겠다고 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면 고용 자체가 불안해진다.
8시간 기준의 표준임대차계약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권고한 사항이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34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건설노조의 요구는 하루 8시간 노동으로 일자리 창출하자는 것이다.

99.32% 최고 낙찰률에 건설기계 임대료는 최저!
4대강 공사 중 99.32%라는 최고의 낙찰률을 보인 낙동강 24공구 칠곡보 대우건설 현장에서 건설기계 노동자는 전국 최저 단가를 받으며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10시간 일하며 받는 임대료가 15톤 덤프 32만원, 24톤 45만원이다. 게다가 불법도급업자가 성행해 배차비도 내야 한다. 15톤 덤프의 경우 2만원을 알선료 명목으로 내야하며, 24톤 덤프의 경우 운반비의 5%를 공제한다. 즉, 15톤, 24톤 각각 30만원, 42만원의 임대료를 최종적으로 받게 된다. 4대강이 들어서기 전 칠곡 현장에서 15톤 덤프가 8시간 기준 35만원을 받던 것에 비하면 2시간 일 더하고 5만원 덜 받는 셈이다.

불법도급 난립에 최저단가마저 떼이고 가짜 기름까지 판쳐...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가짜 기름마저 판치고 있다. 여기저기서 떼이는 돈을 메꾸기 위해 돈줄이자 목숨같은 자기 차량 망가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유사석유제품을 넣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강요하는 과적까지 더해지면 차량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현장에 지역장비 하나도 없다”...무색한 지역경제 활성화
칠곡 대우 현장에는 지역 장비가 하나도 없다. 소위 4대강 살린다면서 청와대가 그것은 곧바로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고용 창출시키겠다고 자신있게 얘기했다. 하지만 현장에는 지역차량은커녕 운송이다 알선이다 해서 온갖 업자들이 판을 치고 있다.

8시간 노동을 필두로 한 건설노동자들의 요구는 수년간 수십만명의 노동자들의 길거리 찬바닥 마다 않고, 경찰병력의 위압에 물러서지 않으며 쟁취한 성과이다. 대경본부는 앞으로도 8시간 노동과 적정임금 쟁취를 위해 투쟁을 지속할 것을 결의하며 집회를 마쳤다. 한편 건설노조는 10일 전국 4대강 현장 탈법, 불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