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및 건설노동자 죽이기 법안 발의를 철회하라!

지난 12월 18일 백성운 의원 등 한나라당 국회의원 10인의 공동발의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되었다. 발의된 법률안(이하 백성운 법안)은 공사비 누수로 인한 부실공사를 막고, 열악한 건설일용노동자의 근로조건향상을 위해 2008년부터 법으로 금지된 건설업체와 무면허 건설업자(오야지/팀장)와의 하도급계약을 부활시키기 위해 오야지(팀장)와 건설노무도급계약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의 이유로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이 전문건설업체의 직접고용을 강제함에 따라 전문건설업자에게 비능률적인 시공방법을 강요하여 시공 효율성을 저해하고, 공사원가를 상승시켜 하도급을 수행하는 중소건설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결국은 부실시공을 유발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런 터무니없는 비상식적인 이유로 법안을 발의한 백성운 의원 등 10명의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최소한 소관 부처인 국토해양부나 아니면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는지 묻고 싶다. 묻지 않았다면 즉시 한번 들어봐라. 당신들이 발의한 법안이 건설산업과 건설노동자를 죽이는 법안임을 깨닫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

지난 3월 26일 이명박정부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주관으로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건설산업 선진화 방안󰡑을 확정하였다. 그 선진화 방안에는 낮은 생산성 및 기술력, 부정부패 만연 등 건설산업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퇴출하고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축소하여 일괄하도급 및 재하도급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명박정부는 건설업체들의 건설노동자 직접고용을 통해 생산성과 기술력을 제고하여 건설산업을 선진화하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백성운 법안은 이명박정부의 건설산업 선진화 방침에 역행하는 법안인 것이다.

백성운 법안은 건설현장의 부실공사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부실공사를 더욱 더 확산시키는 법안이다. 백성운 법안이 전문건설업체의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 직접고용에 의한 원가상승을 들고 있으나 사실은 건설업체 난립에 의한 단가하락과 원청업체의 초저가 하도급계약강요에 의해서 전문건설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면허업자에게 재하도급을 허용하게 되면 당연히 정상적으로 시공할 수 없는 단가로 무면허업자가 공사를 수행할 수밖에 없게 되며 부실공사는 필연적으로 확산된다. 그렇게 되면 각종 SOC사업의 부실은 뻔하고 하자보수로 인한 정부예산 증대와 대형붕괴사고에 대한 국민의 공포확산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처럼 백성운 법안은 건설산업을 죽일 뿐만아니라 국민경제도 죽이는 법안임이 명백하다.

또한, 노동부 제2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기본계획(09~13년)에는 2007년도 현재 건설업 생산직의 88.4%가 임시일용직으로 고용되어 있으며, 하루 1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타 산업에 비해 낮은 임금수준과 잦은 임금체불, 산재사고다발 등 건설일용노동자들이 매우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유로 대한건설협회 부설 연구기관인 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도급구조 개선방안 2006.10] 등 정부와 연구소의 각종 보고서에서 무면허 건설업자의 하도급계약 방조와 확산을 들고 있다.

2008년 전문건설업체와 무면허 건설업자 간의 하도급계약이 금지됨에 따라 건설노동자의 직접 고용이 확대되고 건설노동자들도 4대보험의 혜택도 받게 되고 건설현장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건설현장도 열심히 일한 만큼 제대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의 싹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건설노동자들의 소박한 희망과 꿈을 짓밟는 백성운 법안이 발의되었다. 만약 백성운 법안이 통과되면 다시 예전처럼 건설현장에 다단계 하도급이 만연되고 오야지들이 건설노동자들의 사용자가 됨으로서 그 결과 건설노동자들은 또다시 저임금 장시간노동과 산재사고다발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백성운 법안은 폭염과 강추위를 이겨내며 열심히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을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건설노동자 죽이기 법안이자 건설산업을 죽이는 법안이다. 백성운(고양 일산동구), 이춘식(비례), 이한성(문경/예천), 정의화(부산 중/동구), 박상은(인천 중/동구),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강길부(울산 울주군), 송광호(제천/단양), 신성범(산청/함양/거창), 여상규(남해/하동) 이들 10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이번 법안을 공동 발의하였다.

백성운 의원 등 10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건설산업 및 건설노동자를 죽이는 백성운 법안을 즉각 철회하라!
국회의장에게 보낸 법안 철회 문서를 건설산업연맹(팩스 02-843-1436)에게 제출하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은 열심히 땀흘려 일한 만큼 제대로 대우를 받는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 전체 200만 건설노동자들의 꿈과 희망을 지키기 위해, 건설산업과 건설노동자를 죽이는 백성운 법안이 철회될 때까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히 투쟁할 것을 밝힌다.

2009년 12월 23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