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일용노동자 퇴직금을 주식투기한 건설근로자공제회와 방조범 노동부는 건설노동자와 국민에게 즉각 사죄하라!
건설노동자들의 고용복지기관인 건설근로자공제회 의결기구에 노동자대표의 참여를 보장하라!

10월 7일 민주당 김재윤 국회의원의 폭로로 2008년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일용노동자들의 퇴직금인 공제부금을 주식투자하다가 1천18억원을 날린 것이 밝혀졌다. 1천억이나 날려먹은 공제부금이 어떤 돈인데.......
주지하다시피 대다수 건설일용노동자들은 한 회사소속으로 1년 이상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 노동자처럼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건설노동조합과 건설노동자들의 투쟁으로 1997년도에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이때부터 건설일용노동자들도 건설현장(현재 5억이상의 공공공사현장과 200호 이상의 아파트 ․ 주상복합 ․ 오피스텔 공사현장에만 적용됨)에서 하루 일할 때마다 2천원(현재는 4천원임)에 해당하는 퇴직공제부금이 적립되게 되었다.
이처럼 공제부금은 열악한 건설현장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는 작지만 매우 소중한 그리고 거의 유일한 노후 자금이다. 이런 돈을 주인인 건설일용노동자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자기 돈처럼 제멋대로 주식투기를 하다가 1천억이나 날려먹다니 기가 막힐 뿐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를 관리감독하는 노동부의 임태희장관은 올해 주식이 올라서 손실이 535억원이고, 앞으로 주식이 오르면 손해를 복구할 수 있다며 해명이랍시고 내놓았다. 참으로 가관이다. 건설노동자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주식투기를 한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행태와 이를 방조한 노동부의 후안무치한 작태에 대해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이 분노를 하고 있다. 즉시 건설근로자공제회와 노동부는 건설노동자와 국민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사실상 국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제부금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적립된 공제부금은 건설일용근로자의 퇴직공제금이나 고용안정이나 복지향상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돈을 가지고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제멋대로 주식투기를 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사업계획과 예산 및 결산을 심의하는 공제회 운영위원회와 이사회가 사업주단체의 대표와 노동부 및 국토해양부 관료, 노동부 및 국토해양부 퇴직공무원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노동부나 국토해양부에서 퇴직한 고위 공무원들의 알짜배기 일자리로 전락하였다는 비판이 있어왔다. 이로 인해 공제부금 주식투기와 같은 공제회 임원들의 무분별한 사업결정에 대해 노동부나 국토해양부는 눈감아주거나 방조하고 사업주단체 대표들은 눈치만 볼 수밖에 없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퇴직공무원 요양소가 아닌 건설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한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제회 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제회 운영위원회와 이사회에 건설노동조합 대표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건설근로자공제회 운영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강화하는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위한 전문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공제회 임원들의 독단적인 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마련이 시급하다. 즉 공제부금의 주인인 건설노동자의 대표가 공제회 운영위원회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매우 중요한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009년 10월 8일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