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대표 아닌 이들과 협의한 정리해고 '부당'"...지난 3월 지노위도 같은 판결

지난해 12월 정리해고된 한일건설 사무직 노동자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31일 한일건설노조(위원장 이동욱)에 따르면 중노위는 지난 28일 한일건설 사무노동자 7명에 대해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회사에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지난 3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지노위는 근로기준법(24조)에서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한 조건 중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도록 한 조항을 지키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지노위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으로 선임된 자 중에는 부장 직책으로 근로자성이 부인될 소지가 있는 자와 재무팀에 소속돼 통상 사용자를 위해 행위하는 자로 분류되는 자까지 포함됐다”며 “근로자들의 집단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노사협의회에서 이들과 수차례 협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이를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로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일건설은 현장 직원들은 배제한 채 서울 소재 본사 직원들로 근로자위원을 한정한 후, 후보자가 노사협의회규정에서 정한 근로자위원수를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투표절차 없이 후보자 전원을 근로자위원으로 선임했다.

한일건설 사무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1일 재택근무명령을 받은 후 같은 달 12일 노조를 결성해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에 가입했고, 23일 ‘경영상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회사는 수차례 노사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정리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준수했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