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터널붕괴 산재사망사고 책임자 태평양개발
영업정지 시키고 구속시켜라!

먼저 화성터널붕괴 산재사망사고로 운명을 달리하신 건설노조 조합원과 건설노동자의 명복을 빕니다. 지난 18일 사고발생 이후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건설산업연맹) 소속 간부들이 사고현장을 방문하고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 결과 이번 사고도 지난 판교붕괴 산재사망사고와 마찬가지로 무리한 공기단축을 위해 건설노동자의 생명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던 건설자본(태평양개발)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온갖 규제완화를 추구하는 노동부와 화성시의 직무유기도 한 몫을 했습니다. 이에 건설노동자를 대표하여 건설산업연맹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3명의 건설노동자 목숨을 앗아간 실질적인 산재사망사고 책임자 태평양개발을 건설산업에서 퇴출시켜라!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태평양개발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사고책임자를 구속시켜라!

18일 아침 화성시 남양택지지구 터널개착공사(야산을 잘라 터널형태의 길을 내는 공사)현장에 목수와 철근공 40명이 투입되었다. 갑자기 너비 50m 높이 50m 경사도 70도의 암반 절개지가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3명이 매몰되어 사망하였다. 17일까지 3일간 47mm 이상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토사 위를 덮는 비닐막 등을 설치하는 어떠한 안전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태평양개발이 40명의 건설노동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태평양개발이 3명의 건설노동자를 살해한 것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에 의하면 노동부와 국토해양부는 2명 이상 산재사망사고를 발생하게 한 건설업체에 대해 영업정지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또한 검찰과 경찰은 업무상과실로 사람을 죽인 경우 구속시킬 수 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이명박정부에게 요구한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노동자들만 구속시키고 때려잡지 말고 산재사망사고 책임자 태평양개발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사고책임자를 구속시켜라!


2. 화성시는 자신의 직무유기를 사과하고 노동부는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라!

이번 산재사망사고의 발주자는 민간기업도 아닌 화성시청이었다. 화성시청은 발주자로서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과 부실공사예방을 위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할 법적 의무가 있다. 비가 내리기 전후에 토사붕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감독과 조치만 행해졌어도 이번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화성시는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여야 할 것이다.

태평양개발은 작년 노동부로부터 자율안전관리업체로 선정되어 현재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면제와 준공시까지 확인검사면제의 혜택을 보고 있다. 자율안전관리업체는 200대 건설사 중 최근 3년간 재해율이 평균재해율보다 낮은 건설사에게 부여된다. 이를 감안하면 사고현장에 대한 노동부의 점검 및 감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과 같은 산재사망사고를 근절하는 최선의 방안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규제를 강화하고 사회적 규제를 위반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엄중한 처벌을 내리는 데 있음을 노동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몰라서 저지른 행태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알면서 저지른 행태는 노동자민중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됨을 유념하여야 한다.

2009년 5월 20일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