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운수노조 말살규탄 민주노총 노숙농성 돌입 발표 기자회견’

합법적 산별노조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해온 건설·운수노조에 대해 최근 노동부가 경총 진정을 빌미삼아 노조설립을 취소하려고 나서 민주노총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6일 오전 11시 세종로 정부청사 소공원 앞에서 ‘건설노조·운수노조 말살규탄 민주노총 노숙농성 돌입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합법적 산별노조를 인정하고 민주노총 탄압파괴책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 경제위기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실업자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어떻게 임기를 채우려고 하느냐”고 묻고 “노동자서민의 분노를 야기하는 정부 정책은 임기 5년을 다 채우지 않겠다는 메시지와 같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이어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것은 노조를 부정하는 것이며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정하고 인권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생존권 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들을 더 이상 자극한다면 민주노총은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임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이명박정부가 10여 년에 걸쳐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해 온 건설노조·운수노조를 부정하고, 노동조합설립필증을 취소하려는 악랄한 책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노동부가 레미콘, 덤프, 화물노동자 노동자성을 부인하면서 건설·운수노조 가입문제를 시정하라는 것은 이들 조합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왼쪽)이 건설.운수 노조를 불법화하려는 정부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또 “이는 노동부가 정당성도, 법적 근거도 없이 자행하는 불법적 노동탄압이고, 산별노조 단결과 강화를 훼손하기 위한 분열 책동이며, 민주노총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자본과 이명박정부가 야합한 부당한 노동탄압인 만큼 용서할 수 없으며 완강히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오늘부터 11일까지 노숙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11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건설·운수노조 탄압 핑계로 삼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부정은 특고조합원을 가입시키고 있는 민주노총을 법외노조로 만들겠다는 황당무계한 이명박정부 비열한 술책”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정부와 자본이 특고노동자 생존권투쟁을 봉쇄하고 산별노조·민주노총 탄압과 파괴책동을 강행한다면 80만 조합원 단결투쟁으로 이명박정부를 끝장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건설노조 백석근 위원장은 “우리가 노동부를 항의방문해 ‘건설·운수노조 문제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문제가 아니냐’고 물었을 때 그들은 ‘단위노조 문제’라고 답했고, 그렇다면 우리 조합원들은 건설노조 조합원이면서 민주노총 조합원은 아니냐, 민주노총 조합원이면서 건설노조 조합원은 아니냐고 했더니 답변하지 못하고 그저 상부 지시라고만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을 문제삼아 노조를 탄압하려는 술책인 동시에, 지난해 촛불항쟁 때 미친소를 운반할 수 없다며 파업한 화물노동자들과, 미친 기름값에 항의한 덤프노동자들 투쟁에 대한 보복행위”라며 “15년 동안 산별을 지향하며 총단결한 민주노조운동을 탄압한다면 우리는 파업을 조직할 것이며, 이명박정부는 노동자들 총력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도 “화물노동자들은 합법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으며 활동해 왔고, 지난 2002년 10월 결성 이후 정부 6~7개 부처와 교섭도 전개해왔다”고 전하고 “합법노조에 대한 설립신고증 반려 운운하며 대한민국에서 투쟁이라면 내노라하는 건설·운수산별을 우려해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자율시정명령은 산별노조 와해책동이며, 건설과 운수가 불법노조면 상급단체인 각 연맹도 불법이고 나아가 민주노총도 불법단체가 되는 것이며 민주노총 산하 모든 연맹들도 불법이라는 논리”라고 지적하고 “민주노총 전 조직이 사활을 걸고 투쟁해야 한다”면서 “이명박정권은 지난해 촛불을 능가하는 노동자국민의 투쟁으로 사회적 대가를 치르고 싶지 않다면 현명하게 판단하라”고 성토했다.

건설·운수노조 간부와 조합원들은 ‘건설자본엔 돈퍼주기 건설노동자는 노동탄압 이명박정권은 각성하라!’, ‘200만 건설노동자 희망 건설노조 지켜내자!’, ‘노동조합 가입은 노동자의 신성한 권리! 노조탄압 즉각 중단하라!’, ‘노조탄압 분쇄하고 민주노조 사수하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노동조합 사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회견 후 건설·운수노조 등은 노숙농성 첫날을 장식하는 약식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에서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과 정의헌 수석부위원장, 공공운수연맹 운수노조 철도본부 김기태 본부장, 건설연맹 남궁현 위원장 등은 투쟁발언을 통해 이명박정부 노동탄압책동과 민생파탄정책을 규탄하고 강력한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을 결의했다.



△6일 집회에 앞서 경찰이 깔판이 집회 미신고 물건이라 규정하며 반입을 금지시키고 있다.사진=이명익기자/노동과세계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경찰은 세종로 사거리에서부터 정부종합청사 앞까지 긴 차벽을 쌓고 경찰 수백 명을 동원해 농성을 준비 중인 건설·운수노조 간부들을 압박했다. 그것도 모자라 현장에 깔개 등 농성물품이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고 이에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 폭력을 가했다.

건설·운수노동자들은 오늘(6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는 11일까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소공원 앞에서 철야노숙농성을 벌인 후 11일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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