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동부의 건설노조·운수노조 파괴책동 강력 규탄...‘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및 산별노조 탄압“ 노동부 규탄 투쟁선포 기자회견’


이명박 정부가 화물연대와 레미콘·덤프노동자들이 가입했다는 이유로 운수노조와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나서자 노동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것은 물론 민주노총 가맹 산별노조들을 사실상 말살하려는 음모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총력투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건설협회와 레미콘연합회 등 14개 건설업자 단체와 경총이 지난해 10월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레미콘, 덤프, 화물노동자가 전국건설노조와 운수노조에 가입돼 있어 노조법을 위반했다”며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노동부도 설립신고증 반려사유 운운하며 자율시정명령을 내렸다.

건설노조 레미콘 노동자들은 2000년 9월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으로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합법적 노동조합으로 활동해오고 있다. 덤프노동자들도 2004년부터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에 가입해 건설사들과 노동조합으로서 합법적인 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체결해왔다.

민주노총은 합법적으로 활동해온 노동조합에 대해 노조법위반을 들먹이며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특고노동자에 대한 탄압과 더불어 건설노조와 운수노조 등 산별노조를 말살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및 산별노조 탄압, 노동부 규탄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노동부의 건설·운수노조에 대한 파괴책동은 민주노총 탄압음모”라며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레미콘·덤프·화물 등 특고노동자들 노동3권 보장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임성규 위원장은 여는 말에서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사례에서도 보다시피 거의 매일 이명박 정부의 살인공노할 만행을 겪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개탄하고 “한 사회가 건강하려면 특히 노동자들이 자신들 권리를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자율적 단결권을 무한 보장해야 하며 이는 헌법정신에도 배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이 헌법조차 소홀히 하며 정기적으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면서도 임금은 적게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들 단결권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기왕에 노조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신고필증까지 내주며 인정했던 것조차 부인하려는 것에 대해 우리는 강력히 맞서 투쟁으로 돌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성규 위원장은 또 “특고노동자들은 덤프와 레미콘, 화물 외에도 많은 직군에 존재하는데 정부가 힘 있는 곳을 먼저 불법으로 몰아 와해시킨 후 특고노동자들 전체를 말살하려고 한다”고 말하고 “노동조합은 영어로 ‘TRADE UNIONS’이며 ‘노동, 피와 땀’이란 의미가 들어 있다”며 “특고노동자들이 자신들 일자리가 위협받자 맨 먼저 노조를 만들어 오늘날 노동조합으로 발전된 것이고, 서구에서는 ‘특고노동자’란 용어도 없고 일반적 노조법을 적용한다”고 전했다.


△임성규 민주노총 비대위 위원장이 노동부의 건설노조, 운수노조에 대한 파괴책동과 민주노총 탄압음모에 대해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사진=정택용기자/진보정치

임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레미콘, 덤프, 화물 노동자들은 노동자로서 단결권을 가질 권리가 있음에도 그간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해온 정부가 뻔뻔하게도 이제 와서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것도 모자라 산별노조마저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제노동기준은 단결권 실현을 위한 핵심적인 사항으로 노동조합 설립 자유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각국 설립요건이 행정관청 허가제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대개의 서구국가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가 노동법적 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의 여러 권리들을 박탈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임성규 위원장은 “노동부 자율시정 조치는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부인하면서 사용자에게 기존 단체협약 효력을 부정하고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있는 핑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결국 노동조합 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전략적 조치”라고 꼬집었다.

임 위원장은 “노동부의 이러한 행태는 노동자 생존권 투쟁을 봉쇄하기 위해 산별노조를 파괴하고 민주노총을 탄압하려는 비열한 술책”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는 정부와 자본이 특고노동자 생존권투쟁을 봉쇄하고 산별노조 무력화를 강행한다면 80만 민주노총에 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건설노조 백석근 위원장은 “경기침체로 인해 화물 물동량이 급감하고 건설현장에서도 일자리가 없어 생존권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노동부가 이미 신고필증을 받아 활동해온 건설노조와 운수노조에 대해 설립신고증 반려사유 운운하며 자율시정을 명령한 것은 명백한 노동탄압”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레미콘, 덤프 노동자들이 결합한 건설노조는 이미 산별로 전환했고, 화물도 철도·택시·버스노동자들과 함께 운수산별노조를 건설했다”고 전하고 “진정을 빌미삼아 14개 건설단체와 경총이 나서서 합법적 노조활동을 해온 것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은 현 정권의 친기업적 정책기조 본질”이라고 비난했다.

백석근 위원장은 또 “지난해 운수노조가 광우병 쇠고기 문제로 국민 지지를 받으며 총파업을 벌였고, 건설기계분과도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고 전하고 “한국노총에도 특고노동자들이 있는데 유독 민주노총에만 문제를 제기하는 것만 봐도 이는 행정관청 정치적 판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건설·운수노조 조합원이 아니면 민주노총 조합원도 아니고, 운수·건설노조가 법외노조면 민주노총도 법외노조란 말이냐”고 되묻고 “지난 정권과 노조에 대한 잣대를 명백히 달리 갖고 적용하는 현 정권이 노동탄압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도 “외국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거의 없고 그 숫자도 많지 않다”고 말하고 “정부도 화물 지입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밝힌 바 있고, 97년까지는 화물노동자들도 산재법을 적용받는 합법적 노동자였으나 법 개악으로 노동탄압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명분도 없이 일을 저지른 노동부가 운수노조를 화유하며 적절히 비켜가라고 하는데 그 의도가 분명한 만큼 우리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이는 지난해 덤프와 화물연대가 국민지지 1호 파업을 전개한 것에 대해 소통과 통합을 말하는 이명박 정권이 파괴력을 가진 유일한 저항세력인 레미콘과 화물을 무력화하려고 보복적 차원에서 자행한 일”이라고 분개했다.

김 위원장은 “건설과 운수노조가 불법이면 건설연맹과 공공운수연맹도 당연히 불법이며, 금속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이 결합된 민주노총 산하 많은 연맹들 모두가 불법이 되고, 그런 잣대를 들이댄다면 민주노총도 불법이지 않으냐”고 반문하고 “산별 탄압을 통해 민주노조를 말살하려 한다면 운수노조는 설립신고증을 반납하고 법외노조가 되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민주노총은 18일을 전후해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동시다발 자방노동청 항의투쟁을 통해 노동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노동부를 강력 규탄한다. 이어 오는 28일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해 이명박 정권 심판투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펌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