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동지를 믿습니다” 10년전 조현식 열사의 마지막 유언


'노동열사 故조현식 열사 10주기 추모제'가 28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렸다.

이 날 추모제 참석자 300여명은 조현식 열사의 삶과 투쟁을 돌아보며 “동지의 (다 바치는) 정신을 이어받아 반 이명박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의장은 추도사에서 “(조현식 동지가) 우리곁을 떠나간지 벌써 10년이 되었다”면서 “해마다 이 자리에 서면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지만 ‘같은 하늘 하래 숨쉬고 살 수 없는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내년에는 떳떳하게 이 자리에 다시 모이자”고 말했다.

남궁현 전국건설산업연맹 위원장등의 추도사와 추모공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태조 민주노총 조직쟁의실장은 구속중인 관계로 참석하지 못한 마음을 편지로 대신 보내 열사를 추모했다.

“현식이 형이 사고를 당한 날이 12월 25일이어서인지, 예수의 마지막 장면과 현식이 형의 마지막 순간이 어딘가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수는 골고다 언덕, ‘유대인의 왕’이라 쓰인 십자가에 못이 박혀 죽음을 맞이할 때 “다 이루었다”라고 말한 후 고개를 떨굽니다. 아마도 본질이 신인, 예수가 인간으로서의 자기의 과업이 자기가 죽음으로서 완성되는 순간을 스스로 총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식 형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화마에 부어오른 식도 때문에 숨조차 쉴 수 없는 참혹한 고통속에서 동지의 손에 자신의 손가락으로 이 한마디, 자기 생의 마지막 총화서를 써내려 갔습니다.

‘조직과 동지를 믿습니다’”

추모제의 마지막은 유족을 대표해 열사의 동생인 조우 상지대 교수의 인사말로 끝을 맺었다.

조 교수는 “매년 잊지 않고 찾아준 여러분들이 있어 유족들은 늘 형을 생각하며 살 수 있다”며 “어둠이 빛을 이긴적은 없기에 유족들도 여러분과 형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함께 할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행사를 마친 이들은 열사를 기리며 헌화하는 것으로 이날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故조현식 열사는 1998년 5월 경기도 광주지역 건설일용노동조합을 설립, 초대 위원장으로서 IMF의 한파를 건설노동자들과 함께 헤쳐 나갔다. 그 해 12월25일 노동조합 사무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 숲 가꾸기 공공근로 사업 참여희망자들의 명부와 관련 서류를 챙기기 위해 다시 들어갔다가 12월28일 4일만에 운명했다.

[펌 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