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명 서 ]

지금 한국의 건설사들은 국민의 지대한 관심과 지탄의 대상이 되어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전 세계적 경제위기의 여파가 건설사 유동성 위기로 번진 상황이 인정된다하더라도 각 건설사들이 생존문제의 기로에 서있게 된 책임, 건전하고 투명한 건설산업을 만들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책임은 전적으로 모든 건설종사자들에게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15만채가 넘는 미분양 아파트가 있게 된 책임에서 자유로울 건설인은 없다. 건설산업이 가진 공공성, 종합성, 장기적인 특성을 고려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때 우리 건설산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바뀔 수 있다. 분양가 불신 문제, 비합리적 독단경영, 부정부패, 다단계하도급, 장시간 노동으로 만연되어 있는 건설산업의 고질적 병폐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건설 종사자들이 나서야 한다.

이에 우리 건설사무 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건설 사주들은 민주적이고 투명한 건설산업을 위해 노력하라.
건설사 경영진 및 사주들은 오늘의 건설산업 문제를 유동성 위기 극복에만 집착하며 자신의 실정을 숨기고 사과 한마디 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일회적 유동성 위기만 넘기면 모든 상황이 제자리를 찾아 갈 것이라는 판단아래 대주단 가입에 대한 득실만 따지고 있다. 건설사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진다면 오늘의 사태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져야한다. 비민주적 독단운영으로 인한 손실책임과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건설비용에 대한 개선책,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한 자구노력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2. 정부와 건설사들은 IMF 사태 이후 뼈 빠지게 일 해온 노동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 마라.
건설업계 인사담당자들이 11월25일 모임을 갖고 09년 임금동결과 성과급 삭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기로 하고 고통분담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워 모든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IMF 시기를 거치며 산업구조조정 명분아래 수 많은 동료들을 잃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인사담당자들이 건설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 그리고 건설사 스스로 거듭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다시 일방적인 인적, 재정적 구조조정만을 논의한 것은 사주의 책임에 눈감는 기회주의적 모습일 뿐이다. 지금 건설사들이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은 지난 10여 년간 자신들이 행한 잘못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함께 노사 공생을 위한 대책 마련이다.

3. 정부는 부자들을 위한 투기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서민정책을 입안하라.
지금의 위기는 서민들로부터 상층으로 파급되는 양상이다. 이미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종료와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체불사태가 급속히 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기준 상향 시도, 민간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등을 통하여 서민이 아닌 부자들을 위한 투기 정책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정부시절 마련된 거의 모든 부동산 규제 정책을 완화해서 부동산 투기를 통해 지금의 위기를 무마하려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금융위기가 과잉유동성에 의한 부동산 하락으로부터 출발한 사실, 영국, 호주, 일본 등의 집 값 하락으로부터 해당 국가 경제 위기가 시작된 사례가 보여주듯 정부의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은 서민생활을 또 다른 구렁텅이로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지원정책은 서민의 생활경제에서 부터 집중 지원해야 한다.

4. 신뢰받는 건설산업을 위해 노동조합이 앞장서자.
땅에 떨어진 건설산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우리 노동조합이 가장 앞서 나갈 것이다. 국민들에게 편리하고 쾌적한 시설이 제공되도록 투명한 건설문화를 위해 노력하며,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건설기업이 되도록 경영 감시와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국민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대운하 개발 정책등 무분별한 건설경기 부양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 벌일 것이다.


2008. 12. 2.

민주노총 / 전국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사무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