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야간집회 금지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박재영 서울 중앙지법 판사는 9일 집시법상 '야간집회 금지'는 위헌임이 명백하다며 헌재에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위헌제청했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와 23조 1항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를 제외하곤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뒤엔 옥외 집회를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법원은 집시법이 집회의 사전허가제를 절대적으로 불허하는 헌법 제21조 2항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박재영 판사는 “두 조항은 집회에 대한 사전허가제이고, 집회에 대한 허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헌법 21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국민이 낮에 생업에 종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집회 자유를 무력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야간집회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박석운 진보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해 네티즌 등이 일단 보석으로 석방됐다. 또 이날 법원 결정에 따라 광우병대책회의 안진걸 씨(성공회대 외래교수)에 대한 선고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 까지 연기됐다. 그밖에 무더기 기소된 촛불집회 참가자 1천여 명에 대한 재판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 판사의 위헌심판 재청에 대해 불쾌하다는 표정이고,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현장에서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은 (박재영 판사를 지칭하는 듯)젊은 판사들이 문제가 있다며 잘 가르쳐야 한다는 망언을 일삼아 물의를 빚었다.

헌법재판소는 14년전 ‘위헌 소지에도 아랑곳없이’ 야간 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펌 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