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와 구속으로 민주노조의 깃발은 꺾이지 않는다
경찰과 검찰은 사측을 비호하며 노동자만 탄압하는 이중 잣대를 거둬라

10월 3일 3명의 건설노동자가 구속되었다.
노동조합 현판식을 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해고당하고 자기들 공장에 노동조합은 결단코 인정치 못하겠다며 공장가동이 198일째 중단된 태형산업의 레미콘 공장(화성시 정남면 문학리 소재)에서 벌어진 일이다.



노동조합 현판식이 해고와 구속이 되는 세상

노동조합 현판식을 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일터에서 쫒겨난 신세였지만 “우리는 당당한 노동자라는 굳은 신념과 정당한 요구이니까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믿었다.
해묵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동안 레미콘 노동자를 비롯한 수 많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우리가 노동자로 살아간다고 선언한 이상 주어진 앞날은 고달픔과 온갖 탄압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 일이었다. 해고된 이후 줄곧 천막농성을 하면서, 가정살이가 파탄나고 아이들 학비에 전셋집을 내놓는 일이 생겨도 꿋꿋이 견디며 힘을 냈던 이유는 우리의 요구사항이 어느 누구에게도 욕먹을 짓은 아니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투쟁이 7개월에 접어들고 문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길어진 투쟁의 나날은 우리를 너무도 힘들고 지치게 만들어갔다.

지난 9월22일 6개월 만에 공장이 가동되었다. 공장에서 쫓겨난 우리가 원직복직을 해서 공장이 재가동된게 아니라 용차(일일용역레미콘)를 불러들여 공장이 재가동된 것이다.
노동조합은 절대 인정 할 수 없다며 레미콘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태형산업이었다.
레미콘 공장 폐업도 불사하겠다며 노동조합의 어떠한 교섭요구에도 응하지 않던 사측이 이제는 남몰래 용차를 불러들여 공장을 재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항의하며 원직복직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천막농성을 하며 사측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10월 3일 3명의 조합원은 구속되었다.
구속된 조합원의 죄목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이었다.

농성장의 현수막을 훼손하며 칼로 위협하는 사측에 항의한 것이 구속사유가 되는가?

천막농성 196일째인 10월1일 오전6시경 공장장의 진두지휘 아래 천막농성장 주변에 걸어두었던 현수막을 카타칼로 갈갈이 찢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제지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달려갔으나 공장장과 용역은 칼로 조합원을 위협 하였고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과 사측 용역간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측과 경찰은 서로 작전을 짜기라도 한 듯 이 날 조합원들만 연행되었다.
이어 진행된 조합원들의 항의에 경찰은 300여명의 전경과 사복체포조를 투입하였고 전원연행을 운운하며 대치중이었다.
이 날 투입된 사복경찰 체포조는 이미 연행해 갈 대상을 지목해 놓은 듯 천막농성장을 수색하며 들쑤셨고 현장과 거리를 두고 있던 건설노조 부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조합원 8명을 강제 연행하였다.

더더욱 분노할 일은 연행과정에서 아무런 저항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노조 부위원장과 전** 조합원을 수갑을 채워 연행하였으며 연행되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은 전** 조합원은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진행할 때도 수갑이 채워진채로 수술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사측에 고용된 용역과 구사대가 노동자의 천막농성장을 부수고 폭력침탈을 일삼을 때는 뒷짐만 지고, 일하고 싶다며 원직복직을 요구하는 노동자만을 연행하고 구속하는 경찰은 이미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저버렸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눈뜨고 내 일터를 빼앗기지 않겠다!

우리 건설노조는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해온 노동자들이 멀쩡히 공장문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데 대체차량을 투입해 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두눈 뜨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태형산업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태형레미콘 노동자들을 원직복직 시키고 남몰래 공장을 가동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장기화된 투쟁의 손실은 회사측과 노동자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다가온다.
태형산업은 건설노조와의 교섭에 즉각 나서라.

- 태형산업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태형레미콘 노동자들을 원직복직 시켜야 한다.
노동조합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즉각 교섭에 나서라!

- 사측의 용역과 구사대가 노동자들의 천막을 부수고 폭력침탈을 일삼을 때는 뒷짐지더니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에게는 폭력연행으로 나서는 경찰을 규탄한다!

2008년 10월 6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