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건설노동자 체불임금 정부가 직접 해결하라 !!!


9월2일 행정안전부는 추석 전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건설현장을 직접 점검 관리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발표를 기본적으로 환영하지만 이것은 단지 명절을 앞두고 생색내는 립 서비스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다.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의 취지는 추석 전 기성금을 앞당겨 풀어서 원도급업체로부터 하도급 업체가 신속하게 수령하고 있는지 직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건설현장의 현실은 이런 정부의 안일한 대책으로 체불임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건설경기 하락과 유가인상 등으로 건설공사 금액이 인상된 부분이 있고, 최저가 낙찰제로 인하여 건설업체간에 출혈경쟁과 과당경쟁으로 적정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한 건설업체의 잇따른 부도가 우후죽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건설현장 체불임금 대책은 현장에서 아무런 실효성을 가지지 못한다. 각 지자체와 정부에서 발주한 공사를 도급받은 원도급업자는 정부로부터 현금으로 공사대금을 받고 있지만 하도급업자는 원도급업자로부터 어음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하여 하도급업자가 어음을 할인받기 전에 이미 하도급업자는 부도가 나거나, 하도급업자가 공사대금을 챙겨서 도망가거나 하면 건설노동자가 하소연 할 곳이 없다. 그나마 원도급자가 하도급자에게 지불해야 할 공사대금이 남아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건설산업에서 임금체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부터 임금체불이 심각하게 표출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그 첫 번째 근거로, 노동부에서 건설현장에 만연하고 있는 유보임금(쓰메끼리)에 대한 사법조치를 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두 번째 근거는, 무면허 건설업자가 면허를 대여해서 공사를 수주하는 관행에 대하여 국토해양부가 단속의 의지가 없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였다. 세 번째 근거는, 재정능력과 시공능력이 있는 견실한 업체가 도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재정과 시공능력이 부실한 업체가 도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입낙찰제도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생활파탄에 이르게 하는 집단 임금체불 사태는 건설노동자의 삶은 물론 가족의 생계를 파탄시키고 있다. 대구지역 1천여명의 건설노동자가 임금체불에 신음하고 있다. 이것에 대하여 정부는 직접 책임져야 한다.

우리는 임금체불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로, 노동부는 건설현장의 유보임금을 임금체불로 규정하고, 유보임금관행을 철저히 단속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로, 국토해양부는 재정능력과 시공능력을 갖춘 건설업자를 육성하기 위해서 건설업 등록기준에 건설노동자를 상시 고용한 업자에게 공사수주를 주도록 하라.

셋째로, 국토해양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원도급업자가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수령하였으면, 하도급업자에게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강제규정을 마련하라.

마지막으로, 공사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할 경우 하도급 업자와 건설기계노동자, 건설자재납품업자, 건설노동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강제규정을 마련하라.

2008년 9월 8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