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근 노동자를 죽인 자의 손이 왼손이냐 오른손이냐를 다투려고 하는가?”
법원의 유가족 손배 소송 기각을 강력히 규탄한다.

2006년 7월 16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억울하게 죽은 포항지역건설노조 조합원 하중근 노동자의 유가족이 정부를 상대로 신청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2년여의 시간을 끌다가 8월 14일 서울지법 1심에서 기각되었다. 기각 이유는 증거가 불충분 하다는 것이다.
하중근 노동자의 유가족들은 비통한 마음으로 살인폭력을 자행한 책임자의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조치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그동안 이 사건을 수사할 의지가 아예 없었다. 바로 검찰과 경찰 자신이 행한 살인폭력이기 때문이다. 오늘 법원조차 이 억울한 죽음에 또다시 비수를 꽂았다.
억울하게 죽은 하중근 열사는 아직도 구천을 헤매고 있다.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조차 못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국가가, 전투경찰이라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집회, 시위, 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며 휘두른 폭력에 의해 하중근 노동자가 살해되었다는 것은 그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밝혀진 명백한 사실이다. 손바닥으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 시위 참가자에 대해서는 색소물을 뿌려 끝까지 추적해서 잡고 폭력을 휘두른 자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한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것이긴 하지만, 법의 공명함과 공권력의 정의를 말하면서 바로 그 공권력에 의한 무참한 살인 폭력 행위와 그 행위자에 대해서는 왜 그렇치 않는가?
2006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다”, “건설노동자에게도 주5일, 40시간노동제를 적용하라”, “식당과 화장실과 탈의실을 만들어 달라”고 외쳤던 포항지역의 건설노동자들에게 돌아온 악귀같은 공권력에 의한 폭력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건설현장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포스코를 상대로, 점거 농성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조합원들과 집회 참가자들을 싸잡아서 공동공모정범이라는 법을 적용하여 70여명이나 구속 처벌하였다. 그런데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노동자를 죽이고도 처벌을 못한단다. 손해배상도 못하겠단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증거 불충분이라니 “하중근 노동자를 죽인 자의 손이 왼손이냐 오른손이냐를 다투려고 하는가?”
우리는 이 땅의 노동자가 앞으로 절대 경찰에 맞아 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실규명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모든 투쟁을 통해 고 하중근 노동자의 한을 반드시 풀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 역사가 저들을 심판하리라!

2008년 8월 14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