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환급금 지급대상 건설일용직 제외,
건설기계 운반비 현실화 무대책, 이명박정부 규탄한다!

2008년 6월 9일

지난 6월 8일 이명박정부가 근로자·자영업자 등을 위한 고유가 극복 민생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가 연간 급여 3,600만원 이하 근로자에게 최대 24만원까지 유가 환급금을 돌려주는 방안이 주요 골자인 대책이다. 이 대책은 가족수나 재산, 자동차 소유여부, 정규직 및 비정규직 등과 관계없이 개인별 소득요건만 충족하면 일률적으로 환급금을 지급하도록 하여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형평성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이 빠져 있다. 저임금의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토목건축·플랜트 건설일용노동자와 유가폭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덤프·레미콘·굴삭기 등 건설기계 노동자는 유가 환급금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올해부터 대다수 건설일용노동자들은 시공참여자(팀장 또는 오야지) 제도 폐지, 4대 보험 적용확대, EITC(근로소득보전세제) 실시, 일용근로소득지급조서 제출의무화 등으로 일반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갑근세와 건강보험료·국민연금을 꼬박꼬박 정부에 납부하고 있다. 유가 환급금을 받을 절반 이상의 근로자가 갑근세를 면제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유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정부의 조치는 건설업체들의 온갖 불법·탈법 행위-다단계 하도급, 초단기 근로계약 강요,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로 고통 받고 있는 건설일용노동자를 두 번 죽이는 짓에 해당한다.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어떠한가? 07년 건설기계관리법 개정과 08년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로 1일 8시간 가동, 유류비 건설업체 부담 등을 내용으로 하는 건설기계표준임대차계약서를 건설업체와 직접 작성하도록 제도화되었지만 정부의 안일한 대책으로 건설현장에서는 전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유가 폭등으로 운반비 중 기름값 비중이 70%선까지 이르게 되어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최저임금 미만의 소득으로 물가폭등의 이 어려운 시기를 보낼 처지에 처하게 되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 등 정부는 건설기계 유류비는 건설업체가 부담하기 때문에 유가환급 대상이 아니라고 하나, 이는 건설현장에서 유류비를 건설기계노동자들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현실을 모르는 무식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상황들을 보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정부의 공언(公言)이 허무맹랑한 공언(空言)이며 이명박정부가 결국은 건설노동자 등 사회의 가장 힘든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서민의 등골을 빨아먹고 강남부자와 재벌의 배만 채우는 정부임을 뚜렷이 잘 보여준다.

지금 이명박정부는 미국 광우병 미친소 수입을 금지하고 쇠고기 재협상을 즉각 시행하라는 국민의 들불같은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노동자와 서민의 실생활을 감안하지 않은 미봉책이자 건설노동자를 소외시키는 정부의 고유가 대책방안은 고유가 폭등, 철근 등 건자재 폭등으로 반실업상태에 처한 건설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200만 건설노동자를 책임지고 대표하는 건설산업연맹은 고유가 대책에서 건설노동자를 소외시킨 이명박정부를 규탄하며 아래와 같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건설노동자들의 분노를 조직하여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힌다.

1. 건설일용노동자에게 유가 환급금을 지급하라!

○ 정부 입장
- 분기별로 세무서에 제출되는 일용근로소득지급조서에 알바, 용역 등 순수일용직이 포함되어 있어 이들까지 유가 환급금을 지급하면 재정부담이 과도하며, 유가 환급금 지급 대상이 불명확함.

○ 비판 및 대안
- 현재 정부에서는 08년 7월1일부터 동절기·장마철에 해고하지 않고 휴업수당 등을 지급한 건설업체에게 건설근로자 계속고용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1월 이상 근로한 국민연금·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 한해 지원할 예정인 점에서 제도적으로 현실화 시킬 수 있음.
- 이를 감안해 국민연금·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건설일용근로자에 대해 유가 환급금을 지급하면 재정부담이 줄어 들 것임.

2. 유가상승에 따른 건설기계노동자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 정부입장
- 건설공사의 경우 건설업체가 경유를 대부분 직접 구입하여 건설기계에 공급하므로 유가 환급금 지급대상이 아님

○ 비판 및 대안
- 토지공사의 인천 영종도 현장에서 유류비 건설업체 부담 등을 요구했으나 건설업체가 현재 거부하고 있는 상황, 대부분의 건설현장에서 건설기계 표준임대차 계약서 작성이 되지 않는 상황 등 현재 건설현장에서의 유류비는 건설기계장비기사들이 부담하고 있음. 이에 발주처와 정부에서 현재 공사중인 현장의 유류비를 부담하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면 될 것임.
- 관급공사현장외에 민간공사현장에서도 건설기계표준임대차 계약서 작성이 정착되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 될 것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