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산재보상금 축소 논란

매일노동뉴스 김미영 기자

노동부가 지난달 25일 입법예고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건설 일용노동자의 보상금을 대폭 축소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 남궁현)은 “노동부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건설 일용노동자의 보상금을 깎아서 산재기금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일 건설산업연맹에 따르면 이번 산재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하루 10만원의 일당을 받는 건설노동자가 25일 간 일하다 산재사망을 당했을 경우 유족보상일시금이 무려 3천76만5천800원이나 삭감된다. 노동부가 평균임금 산정 시 일용노동자에게 적용하는 ‘통상근로계수’의 적용범위를 바꿨기 때문이다.

기존 시행령에는 1개월 이상 근로한 일용근로자가 통상근로계수를 적용하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신청하는 경우’에 평균임금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그런데 개정안에서는 이 조항이 삭제됐다. 또 기존에는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대상으로 ‘근로관계가 3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로 명시했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지속해도 사고 발생시점에서 근로일수가 22.3일이 넘지 못하면 통상근로계수를 적용토록 변경했다.

통상근로계수란 일용근로자의 일당에 일용근로자가 1개월 간 실제 일한 날짜를 고려해 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근로계수로, 건설 일용직노동자처럼 하루 일당은 높지만 근로일수가 들쑥날쑥해 평균임금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적용된다.

이영록 연맹 법규부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건설노동자의 평균임금 적용범위를 축소시킴으로써 산재보상금을 대폭 깎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개월 동안 일당 10만원으로 25일 근무해 290만원(주휴수당 40만원 포함)을 받는 일용노동자가 산재사고를 당해 1년 간 치료를 받는 경우 개정 전에는 2천435만9천832원의 휴업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1천865만1천500원으로, 570만8천332원이나 덜 받는다. 만약 이 노동자가 사망했다면 유족보상일시금의 경우 3천만원까지 적게 받는다.

연맹은 “하루를 근근이 먹고사는 건설노동자의 목숨값을 줄여서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사입력 : 2008-03-03 10:06:34
최종편집 : 2008-03-03 10:18:21ⓒ매일노동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