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설노동자 고 조현식 동지의 11주기 추모제가 지난 27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진행됐습니다.


열사가 생전에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시고 실천하셨던 '동지를 남기는 운동'이 열사가 우리곁을 떠나간지 11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중요하고, 꼭 실천해야하는 우리의 과제라는 사실은 추모의 자리에 모인 200여명 동지들의 모습에서 잘 알수 있었습니다.


열사가 마지막 생을 보냈던 1998년에 벌어진 사상초유의 국가부도사태인 IMF는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갔고, 건설현장에서 밀려난 건설노동자들은 극심한 실업의 고통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며, 그야말로 죽지 많기 위해 산다는 처절한 몸부림속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냈었습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조합원들의 먹고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조현식 동지는 산림청과의 협상을 통해 숲 가꾸기 일자리를 창출해내었고, 12월 25일 조합간부들과 함께 숲 가꾸기 공공근로 사업 설명회를 준비하던 중 노동조합 사무실에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자 조합원들의 명부와 관련서류들을 챙기기 위해 가까스로 탈출했던 그 화마속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쓰러져 4일만에 끝내 운명하셨습니다.


고 조현식 열사와 함께 노동운동을 하였던 사람들은 이렇게 회상하곤 합니다.


"당신은(조현식 열사) 운동의 길에 무언가를 바칠 수 있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기뻐했습니다"


지금도 겨울철이면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실업의 고통을 받고, 언제 짤릴지 모른는 해고의 두려움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부터 불어닥친 경제위기는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 200만 건설노동자들의 생활의 끈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만 건설노동자의 희망으로 피와 땀을 바쳐 건설한 건설노조가 건설노동자들과 함께하며 제 2, 제 3의 조현식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사가 그토록 바랬던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건설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게되는 그날까지 열사의 염원을 기억하며 열심히 투쟁해야 할 것 같습니다.








▣ 고(故) 조현식 동지 약력

○ 1965년 서울 출생

○ 1984년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독일어과 입학

○ 1990년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학회연합회 회장 역임

○ 1993년 광주 노동법률 상담소 기획부장 역임

○ 1997년 '광주지역 일하는 사람들' 2대 회장 역임

○ 1998년 5월 경기도 광주지역 건설일용노동조합 설립, 초대 위원장 역임

○ 1998년 12월 25일 노동조합 사무실에 원인모를 화재사고로 입원

○ 1998년 12월 28일 새벽 4시40분경 34세의 나이로 한강성심병원에서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