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동지들께 드리는 호소문

2007년 10월 27일 우리는 영원히 잊지 못 할 일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건설산업연맹 건설노조 인천건설지부 전기원분과 정해진 동지가 집회 과정에서 분신을 하셨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메시지였습니다. 130일이 넘는 파업 기간 중 있었던 모든 일이 동지의 의로운 죽음 속에 그대로 들어 안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암담하였기에 노동자로서의 삶이 너무나 서러웠기에 그리고 동지들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인천 전기원 노동자들의 권리 주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사측의 엄청난 반발과 조직의 준비 부족으로 정리하고 올해로 투쟁을 미루어야만했습니다. 그리고 130일을 넘겼습니다. 포기할 수없는 투쟁, 패배해서는 안되는 투쟁이 되었습니다. 진정 민주노동조합의 깃발을 지키기 위해 인천 전기원 동지들의 투쟁은 어떤 투쟁보다 가열차고 질겼습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더 이상 인간으로 취급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거부하였습니다. 안하무인격의 행동들은 우리 조합원들을 분노케 했습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노동조합을 와해시키기 위해 폭력 또한 서슴치 않았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참을 수 없음을 선포하고 당당한 건설노동자의 위력을 보여주는 그 자리에서 정해진 동지는 불꽃으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어쩌면 200만 건설노동자들의 고역의 삶과 전기원노동자들의 한 많은 삶을 끊어내기 위해 하나의 칼날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땅의 억압과 착취의 굴레에 있는 노동자들을 일으키기 위한 대 결단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0만 건설노동자 1,500만 노동자들이 일떠나서는 순간을 보기위해 열사는 그렇게 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고 정해진 열사의 영전에 머리를 숙이며 살아있는 우리는 결의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 고인의 의로운 죽음을 알리고 풀어줌으로써 두고두고 살아있는 자들이 기억하고 진정한 해방을 만들기 위해 단결하고 투쟁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열사정신을 계승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건설산업연맹은 정해진 동지의 의로운 뜻을 받아않기로 조직적 결정을 했습니다. “유해성을 구속하라, 인천전기원 파업정당하다.”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난 동지의 염원을 풀기위한 대 투쟁을 준비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투쟁에 80만 민주노총이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진보진영의 시민 사회단체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이 모두가 ‘열사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열사의 한을 풀기 위한 대 장정에 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첫 사업으로 11월 6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한국전력 본사 앞에 전조합원이 집결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전력은 정해진 동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전업사들을 협력업체로 거느린 공기업입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직접적 이해 당사자입니다. 한국전력이 나서서 현장의 불법하도급, 산업안전, 표준 작업에 대한 감독을 똑바로 했다면 정해진 동지가 분신이라는 극한 방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이해 당사자가 아니므로 어떤 책임도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노동자들의 쓴 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조직적 위력을 보여줍시다.

첫째, 11월 6일 (가칭) ‘열사정신계승! 유해성 구속! 불법하도급 철폐를 위한 제1차 전국노동자대회’에 건설산업연맹은 전 조합원을 모으겠다는 각오로 총력 한다.
둘째, 11월 6일은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건설 노동조합원들은 선봉에 서서 드높은 기상과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다.
셋째, 열사의 뜻을 받아 승리할 때 까지 끝까지 투쟁한다.

2007년 11월 3일
비정규직 건설노동자 故 정해진 열사 전국건설산업연맹 대책위원회

위원장: 남궁현(건설산업연맹 위원장)
위원: 백석근(건설노조 위원장), 김동우(건설사무노조 위원장), 윤갑인재(플랜트건설 노조 위원장), 박대규(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 정광수(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장), 김태범(건설노조 토건분과위원장), 김금철(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위원장), 이수종(건설노조 타워분과위원장), 백순애(건설노조 여성부위원장), 김종태(건설노조 사무처장), 김욱동(건설사무 부위원장), 민경옥(건설사무 부위원장), 송진웅(건설사무 부위원장), 조재용(건설사무 부위원장), 김옥현(건설사무 여성부위원장), 박명호(건설사무 사무처장), 김진배(플랜트건설 수석부위원장), 이종화(플랜트건설 부위원장), 홍순각(플랜트건설 부위원장), 마성희(플랜트건설 사무처장), 이기봉(여수지역건설노조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