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보]열사유족, 장례등 '전권' 노조에 위임 (2007-10-29 18:11:32)

29일 오후 6시경 열사 시신이 안치된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현장으로 '급보'가 날아들었다.

이날 정해진 열사 유족과 장례대책 등에 대해 긴 논의 끝에 전국건설노조(위원장 백석근)가 유족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권력의 '유족회유 공작'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이 고인의 한을 노조가 풀어달라는 것이어서 현장은 '다행'이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한미에프티에이 폐지를 요구하며 분신항거한 허세욱 열사 때와는 달리 노조가 전면에 나서서 투쟁을 주도하게 돼 '정해진 분신' 투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유족과 함께 긴급대책회의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부친께서는 아들(정해진열사)의 뜻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또 "부친께서는 아들이 그동안 영진전업 유해성이 정말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이날 가족과의 대화 일부를 소개했다.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현장에 설치된 임시 분향소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고 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평생 전기공의 삶을 살다가 사측의 노동탄압에 맞서 몸을 불사른 한 노동자를 추모하려는 이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한편, 이날 하루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상수 노동부장관을 만나 고 정해진 조합원을 죽음에 이르게 만든 영진전업 실권자 유해성 씨에 대한 구속처벌과 함께 현장 특별근로감독 등을 요청했다. 또 오후 2시 경인지방노동청에 대한 항의집회 당시 건설노조 관계자들이 노동청장을 만나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노동부장관과 경인노동지방청장 모두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노조는 가족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사실을 갖고 일단 현장 대책회의를 열어 이후 투쟁방안과 지침 등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정해진 조합원 목숨을 앗아간 영진전업 유해상씨 구속처벌과 함께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각종 노동탄압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사 등이 전면화될 수 있으며, 특히 단체협상 등이 마무리 될 때까지 장례식을 치르지 않는 방안도 점쳐진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