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죽이고, 건설노조 탄압하고...
건설노동자들 '노동기본권 보장! ILO 권고 이행, 노동부 사과 촉구' 기자회견 열어

건설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보장과 ILO 권고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위원장 남궁현)은 17일 오전 10시30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노동기본권 보장 및 ILO 권고이행과 노동부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태범 전국건설노조 부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지난 3월 노동부는 ILO에 보내는 문서에서 한국의 건설노조가 폭력집단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는 내용들을 비롯해서 국제노동기구에 참여하는 각 국 단체들이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전하고 “건설노조 토건분과는 정부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경우 무료취업알선센터 반납을 포함해 다양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또 "이후 건설연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6월 국회에서 노동부장관 질의, 9월 정기국회시 천막농성을 비롯한 항의투쟁, 11월 대정부 질의를 통해 정부에 ILO 권고이행과 ILO제출문서 수정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남궁현 건설연맹 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지난해 3월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는 건설노동자의 정당한 노조활동을 보장할 것을 한국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의 ‘결사의 자유’ 권고문을 채택했다”고 말하고 “ILO는 권고문에서 한국 검찰과 경찰의 개입과 노조 간부의 형사기소와 벌금형 및 징역형 선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노조 간부에 대한 모든 위협 및 폭력행위가 중단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시를 내릴 것을 한국정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ILO는 지난 6월15일 권고문을 거듭 채택해 2006년 포항건설노조 고 하중근 조합원 사망사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주목하면서 책임자 처벌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촉구했다”고 밝히고 “또 ILO는 ‘건설산업연맹의 노조 조직가들과 간부들을 부당하게 사법처리하고 수감해 건설노동자에 대한 효과적인 조직화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공갈혐의로 재판 중인 건설노조 관련 판결문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정부는 국제기구의 거듭된 권고에도 불구하고 권고이행은커녕 여전히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궁현 위원장은 또 “지난 1월 노동부가 발행한 ‘ILO 결사의자유위원회 추가진정에 대한 정부 입장’과 3월 ILO에 보낸 문서에는 건설노동자의 자주적인 결사체인 건설산업연맹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산업안전 감시, 원청업체와의 단체협약 체결 등 산하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공갈협박, 금품갈취 행위로 취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하고 “사실을 왜곡한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국내뿐만 아니라 ILO에 가입한 전 세계 노동자에 대한 기만”이라고 강력히 공격했다.

이어 “한국의 건설현장은 산업재해로 한 해 600~700여명이 사망하고 1만8천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있으며, 이는 영국의 12배, 미국의 6배, 일본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고, 직업병을 뺀 사고성 사망재해의 60%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전하고 “건설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목적은 현장에서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보장받고, 현장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게 하기 위함”이라며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오로지 검찰의 기소내용만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한 노동부는 제대로 된 내용을 ILO에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건설노조(위원장 백석근)은 “국내외 노동·인권 관련 기구는 국제인권기준의 보편성이 강조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현실에서 국제노동인권기준의 준수여부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누누이 지적하고 있다”고 전하고 “건설산업연맹은 노동부가 ILO에 보낸 문서에서 사실이 아닌 부분에 대해 장관이 나서서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ILO 권고를 조속히 이행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천명했다.

전국건설노조 간부들은 기자회견 후 국회 부근에서 ILO 권고 이행을 촉구하는 자전거행진을 펼쳤다.

건설노조는 10월18일부터 매일 국회 앞 1인시위를 진행하고 10월23일과 11월2일 전국 동시다발 지방노동청 및 지청 앞 1인시위를 전개할 예정이다. <글=홍미리기자/사진=건설연맹>


▲사진은 지난 6월 서울 경찰청 앞에서 연 하중근열사 정신계승 및 살인폭력진압 경찰책임자 처벌을 위한 제6차 전국공동행동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