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산업폐기물을 시멘트의 원료 및 소성로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놓고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정의는 12일 공동성명을 통해 "충남대 화학과 이계호 교수팀의 연구결과 시멘트에서 수은과 6가크롬, 납, 카드뮴, 비소 등 7종의 유해 중금속물질이 검출됐다"며 "`쓰레기 시멘트'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시멘트 제품의 인체 유해성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자원재활용 및 비용절감을 이유로 1999년 산업쓰레기를 시멘트의 원료ㆍ연료로 사용토록 결정함에 따라 환경오염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시멘트 가루 속에 중금속이 들어 있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 하지만 시멘트를 물에 녹였을 때 6가크롬 이외의 중금속은 전혀 용출되지 않았고 시멘트가 고체화되면 중금속이 빠져나올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환경부는 작년 9∼10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국내 시멘트에 대한 중금속 용출검사 결과 6가크롬 이외 다른 중금속은 없었고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인 요업기술원에 용역을 의뢰했을 때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6가크롬에 대한 규제 기준만 마련했다.

환경부는 "시멘트의 부원료 또는 보조연료로 철강슬래그, 폐타이어 등을 사용하는 것은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시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인체 유해성은 확인된 바 없다"며 "6가크롬 이외의 중금속에 대한 규제 없이 시멘트 소성로 관리기준 개정안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들은 단양군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가 강원도 영월군, 충북 제천시ㆍ단양군 지역주민 176명과 서울주민 등 20여명의 모발검사 결과를 비교 분석했더니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들의 모발에서 납과 알루미늄, 카드뮴 등 중금속이 2∼15배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양회공업협회는 곧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가 2005년 수도권, 충청권 일반인 1천여명과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의 모발을 검사한 결과 시멘트공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모발내 중금속 함유량이 다른 지역 주민들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환경단체와 시멘트공장 인근 지역주민들은 "`쓰레기 시멘트' 문제는 현대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인 폐기물 문제를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며 "정부는 국가 차원의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시멘트회사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쌍용양회공업 등 9개 시멘트회사는 지난해 4천700만t의 시멘트를 생산했고 이 과정에서 폐타이어(26만5천t)와 폐합성수지(21만5천t) 등 모두 269만6천t(전체 원료의 5.7%)의 폐기물이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