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을 환영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0일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해, 노동3권을 보장하고 4대보험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조속히 제․개정할 것을 국회의장과 노동부장관에게 권고했다.

현재 특수고용 관련 4개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의원입법을 빌린 정부의 기만적인 특별법안 상정과 사실상 여당인 통합신당의 애매모호한 태도, 경영계를 대변한 한나라당의 법안처리 지연작전으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17대 국회와 함께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놓여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늦은 감이 있지만 덤프․레미콘노동자, 학습지 교사,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200만명에 육박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조속한 법률 제․개정을 권고한 인권위 결정을 환영한다.

인권위는 이번 결정을 통해 특수고용노동자는 사용자에 대해 전적으로 노무를 제공해 생계를 유지하고, 계약이 해지될 경우 실업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므로 일반 노동자와 동일하게 경제적 종속성이 있으며, 사업주로부터 지휘․감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와의 개별적 관계에 대해 인권위는 계약존속 보호, 보수지급 보호, 휴일․휴가 보장, 성희롱 예방․구제, 산업안전 보건, 모성보호, 균등처우, 노동위원회에 의한 권리구제 분쟁해결 및 근로감독관의 감독 등에 관한 규정을 둬 특수고용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또 산재․고용보험이 적용되고 국민연금, 건강보험에 있어서 사업장 가입자로서 사업주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집단적 관계에 있어서 특수고용노동자는 노무제공 상대방에 대해 개별적인 교섭 시 경제적 종속성으로 인해 열악한 지위에 있고, 교섭력의 불균형 상태에 있으므로 자주적인 단결체를 결성하고 교섭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동3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를 위해 특수고용노동자가 일반 노동자와 동일한 노동법적 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조속히 제․개정할 것을 국회의장에게 권고했다. 또 법률 제․개정을 위해 행정부 내 및 국회와의 관계에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노동부장관에게 권고했다.

이번 결정에서 인권위는 고용유연화와 함께 고용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속적 노동이면서 독립적 노동이라는 이중적 성격의 노무제공자인 특수고용노동자가 새롭게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의 노동유연화 추구와 이에 발맞춘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기인한 바 크다. 이는 특수고용노동자가 경영계에서 주장하는 ‘자영업자’도, 정부에서 주장하는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중간영역도 아니라,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에서 특수고용직(위장 자영업)으로 전락한 명백한 노동자임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 편들기에 여념이 없는 정부는 지난해 경제법적 보호대책을 제시하더니, 올해 뒤늦게 의원입법 형식을 빌려 노동자성을 부정한 기만적인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건설산업연맹은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데 있으며,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을 통한 노동법적 보호대책 외에 어떠한 방식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거듭 주장해 왔다. 국회와 정부는 인권위 권고를 겸허히 수용해 관련 법률을 조속해 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7년 10월 10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