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타워크레인 조종사 총파업 50일째, 전국건설노동조합이 교섭 전면에 나선다.


사용자가 파업 중인 조종사를 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오전 서울 송파 장지택지개발지구 신창건설 현장에서 대체인력투입을 막기 위해 타워크레인에 오른 조합원을 대체 투입돼 작업을 하던 조종사에 의해 무전기로 머리를 가격당해 부상을 입고 부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현장에서 확인 결과 폭행 가해자는 조종사가 아닌 해당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대표인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사측은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당시 이 조합원은 타워크레인에 올라 막 조종실에 들어서는 순간 이 같은 폭행을 당했으며, 곧 바로 조종실 아래 난간으로 떨어졌다. 자칫 수십미터 타워크레인 아래로 추락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다시 조종실 진입을 시도하다 또다시 폭행을 당해 결국 머리에 80바늘을 꿰매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오늘(13일)로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백석근) 산하 타워크레인분과 총파업투쟁 50일, 전면파업 40일, 지도부 고공농성 돌입한 지 18일째를 맞았다. 그간 사용자단체인 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과 18차, 개별 임대업체와 16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협동조합측은 여전히 노조의 제시안에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고 ‘배째라’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개별 임대업체는 자체 교섭대표를 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 정리도 하지 못하는 한편,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교섭 체결권을 위임하지 않아 노조를 기만하고 있다.

주5일제가 시행되는 마당에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노조의 최소한의 제시안마저 사측은 합리적인 근거도 없이 “건설현장 관행” 운운하며 ‘묻지마 반대’만을 되풀이하고 있으며, 일부 개별 업체들은 교섭 자체를 노골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전국의 건설현장에서는 공정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타워크레인 가동 중단으로 장기간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국의 1700 파업 조종사들은 한 달 이상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원청건설사에도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원청건설사들은 해마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 정작 그 바탕에는 저임금에다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건설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에는 애써 외면해 왔다. 법으로 주 44시간 노동을 시행하든 주 5일제를 시행하든, 이를 건설현장에 적용하지 않고 공기단축과 이윤추구만을 위해 휴일도 없이 하루 10시간 이상 중노동을 현장 노동자에게 강요해 왔다. 또한 이를 관리감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의 방관으로 건설현장 담장 안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말았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더 이상 조종사 장기파업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전면파업 40일째인 오늘을 기해 타워크레인 임대업 사측과의 교섭에 직접 나설 것을 천명한다. 사측은 이후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일관하거나 교섭을 회피할 경우 타워크레인 조종사뿐만 아니라 전국의 건설노동자들을 상대해야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정부와 원청건설사 또한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2007년 7월 13일
전국건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