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내 전문건설업체 단체협약 불이행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충남지부가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소 내 38개 전문건설업체들을 상대로 올해 8월 3일 체결한 단체협약을 이행하라며 23일 오후5시 현대제철 근처 고대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단체협약의 주요 합의 내용은 일일 8시간 노동으로 업체들은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다. ‘당진지역 단체협약 10조(시업 및 종업시간)’에 의하면 노사는 ‘시업시간을 08:00시부터 종업시간 17:00로 하되, 현장의 여건에 따라 노사 협의하에 조정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이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6시까지라고 전하며, 임금과 복지시설에도 불만이 있음을 내비쳤다.

노동자 김모씨는 “우리는 야간 노동을 해도 야간 수당이 없고, 월차, 연차 수당 등도 없다. 건설 현장의 최저 임금 수준을 받는 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작업복, 안전화, 안전모 등은 둘 데가 없어 모두 챙겨가지고 다닌다. 샤워시설조차 없어 먼지 가득한 몸으로 퇴근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충남지부 우상원 지부장은 “법으로 보장되고, 이미 많은 플랜트 건설현장에 8시간 노동제가 정착되어 있는 현실에서 업체들은 두 달 넘게 노조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며 “단체협약이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노조는 더 이상 인정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업체들이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8시간 노동이 플랜트건설 현장에 정착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용 형태가 하도급 구조이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플랜트는 일반적인 도급구조와 다르게 팀이 도급을 받는 형태이다. 팀이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현장에 8시간 노동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업체들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건설기본산업법도 그렇게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단체협약 체결은 현대제철 내 업체들과 노조가 최초로 맺은 단체협약으로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욱 높아 보인다. 약속한 것은 지키라는 것.

충남지역 플랜트 노동자들은 주로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과 대산에 위치한 석유화학단지에서 일하고 있는데, 당진의 경우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해 8월 3일 최초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소속 조합원만 800여명이 일하는 덩치가 큰 대규모 사업장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일을 특성상 현대제철 내에는 충남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모인 플랜트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데, 단체협약 불이행은 800여명의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조합원 아닌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펌 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