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0일 건설산업 60주년 기념행사에 부쳐 -
건설산업 60주년! 장시간 노동 산재, 체불, 화장실 식당 제대로 없는 현장문제 해결 없이 잔치 상 벌리나

오늘 “국민과 함께, 세계와 함께 한국건설 60년 미래건설 60년” 이라는 표제 하에 건설의 날 행사가 노 무현 대통령과 건교부 장관, 국회의원을 비롯한 건설업 관계자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그러나, 잔치 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그 잔치 상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어야 할 건설노동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 인간답게 살고 싶다” “ 차라리 죽여라” 고 외치며 파업 투쟁을 벌리고 있다.

타워기사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에도 명시하고 있는 “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20여일 째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고, 안산지역에서는 10년째 제자리걸음인 임금 인상과, 다단계 하도급 철폐를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인천지역에서는 전기원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상태이다. 또한, 덤프, 레미콘 기사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 노동3권 법제화를 요구하며 파업투쟁을 전개했고, 광주와 대구의 토목건축 현장 노동자들과 여수, 광양, 포항, 울산의 플랜트 건설노동자들이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 비 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대량해고에 직면하고 있는 건설서비스 노동자(하자보수/AS) 노동자들. 부도 처리되어 노조결성에 나선 (주)신일 노동자들 등 건설산업의 다양한 부문에서 투쟁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호주에서는 가장 선망직종 1위로 목수가 선정되고, 2위 타일공 3위 페인트공, 5위 배관공으로 의사 변호사 등을 제치고 건설노동자가 수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국의 건설노동자들은 그야말로 사람취급도 못 받는 현장에서 죽음의 노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건설 60년의 역사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피라미드를 타고 최하층 건설노동자들의 고혈로 점철된 역사이다. 주당 70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건설산업은 주당 40시간 노동을 하는 선진국에 비해 생산성이 70%대에 머물고 있다. 건설 노동자들은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보다 낮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80% 가까이가 비정규직으로 방치되어 있다. 또한, 한국의 건설노동자들은 영국의 11배, 미국의 6배, 일본의 3배에 달하는 노동자가 산재로 죽어나가고 있다. 현장에 화장실, 식당, 탈의실, 휴게실과 같은 기본적인 시설 설치를 요구하며 두 달 가까이 파업을 하고 50명 가까이 구속된 2005년 울산건설플랜트 노조의 투쟁이 있었음에도, 이를 해결하는 법 제도 개선방안은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또한, 2006년 포스코 농성 투쟁으로 하 중근 열사가 사망하고, 참여정부 이래 최대 구속 이라는 58명 구속 사태가 발생하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구조적인 제도개선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하였으나, 1년이 다되어 가는 오늘에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조결성과 피 맺힌 요구는 일년에만 120여명의 구속, 경찰폭력, 발주처와 원청의 파업 무력화, 보수언론과 지역경제의 야합으로 노조 파괴공작에 직면하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은 건설산업에 종사하는 200만 건설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하는 건설 산업에 “국민과 함께, 세계와 함께하는 미래건설 60년” 의 새로운 역사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하는 바이다. 진정으로 건설산업이 비리부패산업, 3D 산업, 부실시공과 폭리 산업에서 환골탈태 하고자 한다면 노동력 집약적인 건설산업의 중심인 건설노동자의 문제 해결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건설산업연맹은 6월 18일 건설의 날 행사를 맞아 다시 한번 선언하는 바이다. 건설산업연맹은 건설노동자의 피눈물의 지난 60년 역사를 마감하고, 건설산업의 비리 부패구조 청산,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 청산, 부실시공과 산재 다발 청산 하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정치권과 자본이 비정상적으로 기형화 시킨 건설산업을 노동자의 손으로 정상화 시키는데 앞장서 나갈 것이다.
2007년 6월 20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