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정녕 제2의 87년 노동자대투쟁을 원하는가?
2007년 6월 노무현의 비정규법 시행령 강행처리
건설노동자대투쟁으로 응답하겠다.

올해는 오랜 세월 민중의 자유와 민주를 짓밟았던 군사독재정권에 종지부를 찍은 87년 6월 항쟁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815해방이후 정권과 자본의 노예상태에 있었던 노동자들이 그 굴레를 벗고 세상의 주인으로 등장하였던 87년 7~9월의 노동자대투쟁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노동자·민중에게 뜻 깊은 이 6월에 노무현과 그 일당들은 각종 언론을 통해 민중을 이끈 6월 항쟁의 주인공인 양 행동하더니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결국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등(이하 비정규법)의 하위법령을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처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주지하다시피 비정규법은 사용자의 무분별한 기간제·파견 근로자의 사용을 제한하는 사용제한규정이 없어 비정규보호법이 아니라 비정규확산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정규법 하위법령에 기간제 사용기간제한을 받지 않는 직종과 파견대상업무를 확산시켜 사실상 정규직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전락시키는 후안무치한 행위를 자행하였다.

작년 11월 30일 비정규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수차례 근로계약이 반복·갱신되어 사실상 정규직으로 볼 수 있는 임시직·계약직 노동자들이 집단적인 해고를 당해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97년 IMF이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닥친 정리해고의 칼바람보다 더한 집단적 계약해지의 칼바람이 우리 민중들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무현과 그 일당은 정녕 알지 못하는가?

비정규법 7월 시행을 앞두고 벌어지는 비정규직에 대한 대량학살사태가 건설노동자들에게도 벌어지고 있다.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 이상 매년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사실상 정규직에 준해 일하던 대형건설업체의 계약직 건설노동자들이 대거 해고되는 사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수주산업인 건설산업의 특성상 건설노동자의 대부분이 일용직·계약직 등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번 노무현의 비정규법 시행령 통과로 그나마 건축사·건축토목직종의 기술사 등 20% 미만의 정규직 건설노동자들도 건설자본이 원하면 언제든지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작년 대구와 포항의 건설노동자들의 대투쟁을 이어받아 현재 전국의 타워크레인 조종사와 광주·대전·안산·대구지역 목수들의 총파업이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7월에는 전국의 플랜트건설노동자들의 투쟁이 촉발될 상황이다. 이것도 모자라 건설회사소속 계약직들의 대규모 투쟁을 노무현은 정녕 원하는가?

87년 노동자 대투쟁시기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투쟁에 앞장섰던 많은 선배 노동자들이 현재 건설노동자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정녕 이들이 그 때 그 뜨거웠던 투쟁으로 독재정권과 어용노조를 박살냈듯이 또 다시 노무현 자본독재정권 타도투쟁에 떨쳐 일어나기를 바라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노무현과 그 일당들에게 촉구한다. 비정규법령을 즉각 폐기하고 실질적인 비정규직 권리보장 보호입법을 제정하라.


2007년 6월 15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