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일째 장기파업에 전국 전기원 노동자들 부산으로 집결.. 15일 결의대회

77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 전기원노동자 파업사태가 해결 실마리 조차 보이지 않자 전국건설노조가 총력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한전이 사태개입에 난색을 표시하고, 부산지방노동청도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으면서 사용자측인 부산양산김해단가협의회(한전 소속 배전업체들)와의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심지어 교섭과정에서 사용자측과의 마찰로 지난달 29일 노조측 강한수 지부장 등 지도부 3명이 전원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져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 "상식이하 노조무시, 악질행위 사태 묵과할 수 없어"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기분과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 한국전력공사 부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전업체들이 상식이하 노조무시와 악질행위를 벌이고 있고, 한전까지 이를 감싸고 있는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80일 가까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부산 전기원 파업사태에 전국건설노조 차원으로 총력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총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차례로 제대로 교섭이 진행되지 못했다”며 “배전업체들은 노조의 교섭요구마다 사전조건을 제시해 교섭을 회피해왔다”고 비난했다. 또 “지난 25일 두달만에 열린 첫 교섭도 배전업체들이 4시간 만에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한전도 상황이 이러함에도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며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심지어 자신들이 만든 배전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라는 요구에도 무시로 일관하거나 고발처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한전에도 사태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에 따라 전국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위원장 윤경식)는 이날 기자회견을 비롯 15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부울경전기분과 단체협약쟁취! 생존권쟁취! 노조탄압분쇄! 전기원노동자 총력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 2일 전기분과위원회 전국 대표자 회의를 통해 ‘부산으로 집결, 총력투쟁 전개’를 결정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울경지역본부(본부장 이동희)도 지난 7일 전기원노동자 사태에 전면 개입해 사태해결 촉구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정했다.

배전업체들 여전히 강경입장.. 사태해결 불투명

그러나 한전의 하도급 배전업체들로 이루어진 단가협의회는 상용직 이외에 일용직과 관련한 협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사태해결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 배전업체 관계자는 “일용직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게 사장들의 생각이어서 앞으로 (교섭이)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이 업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 것”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중요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노조는 “9차례의 교섭과정에서 수차례 교섭을 결렬시킨데다 ‘노예계약서’로 불리우는 ‘사용자 제안서’까지 내밀었다”며 “배전업체들이 대화를 제대로 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같은 시기 시작된 광주·전남 전기원 파업사태는 지난달 25일 배전업체들이 ▲주 5일 40시간 노동 ▲총 공사금액의 7%는 일용직 고용 위해 사용 등을 노조측에 양보하면서 협상을 타결해 부산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