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휴무 쟁취하여 인간답게 살아보자"


7월 5일 수도권 지역 콘크피트 펌프카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20여명의 콘크리트 펌프카 노동자들이 수원 농민회관 파머스홀에서 '수도권 콘크리트 펌프카 분회'(이하 펌프카 분회)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의 첫 발을 내디뎠다.
이 자리를 통해 펌프카 분회 조합원들은 난생 처음 노동가요를 배우고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수도권이 선봉에서 일요휴무 쟁취하자"

펌프카 분회 대협국장은 "그제 밤 10시에 작업을 마치고 다음날 조출이어서 새벽 4시에 현장에 도착했다"며 "2시간도 잠을 못 잤다"고 밝혔다.
현장별로 작업별로 다르지만 펌프카 노동자들은 하루 15~17시간의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40톤 정도의 큰 차를 이동시키고 작업 세팅하려면 새벽별 보고 집에서 나오고 밤별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펌프카 동지들이 가장 개선해야할 지점으로 꼽는 것이 '일요휴무'이다.
분회 대협국장은 "남들 다 쉬는데 약속도 못잡고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가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요일에 가족이랑 공원가서 도시락 먹으며 쉬어보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아빠 공구리(콘크리트) 펌프카가 뭐하는 거야"

자격증 문제도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아빠 공구리(콘크피트) 펌프카가 뭐야'라고 물으면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 분회 대협국장은 "자격증이 신설돼서 직업의 자부심, 긍지를 느끼게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영선 총분회장도 "5년 정도는 배워야 콘크리트 펌프카 조종 기술을 갖출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설익은 기술로 콘크리트 펌프카를 가동시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산재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자격증을 제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지역 콘크리트 펌프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할 때까지는 3년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
총분회장은 "1~6명이 속해 있는 조종원들을 일일이 만나고 연락해 지금의 조직력을 갖추게 됐다"며 "기사협회로는 불가능했던 것들 노동조합으로 뭉쳐 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 무너지면 다 죽는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전국의 콘크리트 펌프카 노동자들이 함께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 발대식에는 대구/ 부산 지역 펌프카 분회 동지들도 함께했다.
이 동지들에 따르면 대구, 부산, 수도권 외에도 노동조합에 함께 하려는 조종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발대식은 사전행사로 노동가요 배우기, 노동안전 교육에 이어 본대회로 이어졌으며 창립을 축하하는 건설노조 동지들의 격려와 환호로 성황리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