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건설산업노조 활동가 3명 긴급 체포

2003년 건설노조를 덮쳤던 공안탄압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8월21일 오전 수원지방검찰청 수사관들이 경기도건설산업노조 전현직 간부 10여명에 대한 긴급체포를 감행했으며, 그중 이영록 사무국장 등 3명의 활동가가 연행되었다.

검찰은 △소속 조합원이 없음에도 원청업체와 불법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점 △단체협약 체결과정에서 산업안전 고발 등으로 협박하였다는 점을 긴급체포의 이유로 삼고 있으나, 이는 건설현장의 특성과 건설노조의 특성을 무시한 지나친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경기도건설산업노조는 400여명 이상의 원청업체 소속 조합원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이들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왕성한 활동을 벌여온 것이다. 또한 동 노조는 타 지역노조에 비해 산업안전 고발활동보다는 노사 공동의 산업안전 점검, 협의 등을 통한 산업안전활동을 전개해온 특성을 보이고 있다. 설령 산업안전문제와 관련 고소고발을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명백한 법위반 사실에 대한 고소를 단지 협약체결의 과정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불온시하는 것은 노동조합 활동을 아예 접으라는 소리에 다름아닌 것이다.

검찰의 건설노조에 대한 이와같은 악질적인 탄압에 대해 토목건축협의회 차원의 대응방안이 신속하게 논의되고 있다. 22일 오후 2시 천안지검앞 공안탄압규탄 집회를 개최한 토목건축협의회는 이날 오후 7시 대표자회의를 긴급 소집해 경기도건설산업노조에 대한 공안탄압 문제와 관련한 공동대응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건설노동자에 대한 공안탄압 중단을 위한 기자회견 열려

22일 오전 10시 광화문 열린공원 농성장에서 ‘민주노총’과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견설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조준호 위원장, 이태일 사무총장, 김지희 부위원장, 이수봉 대변인, 남궁현 건설연맹위원장과 건설연맹 소속 조합원들(이상 민주노총),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이 배석한 가운데 “노무현 정권은 노조 죽이기를 즉각 중단하라”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문 낭독이 있기 전 조준호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위기다. 정권의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중앙위와 대의원 대회를 통해 총력투쟁 방침을 결의하고 비상한 각오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민주노총과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자에 대한 인신구속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으며” 민주노총 간부를 비롯하여 “올해만 해도 구속자 수 125명, 수배자 수 21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설노조에 대해서는 2006년 117명에게 구속을 남발하고 2년 사이 164명을 구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하여 민주노총은 ILO(국제노동기구)에 제소한 바 있다. ILO는 건설노조의 활동이 정당하고 정부는 탄압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현재 가중되는 탄압이 24일 국제건설목공노련을 포함한 국제 조사단의 진상조사를 앞둔 시점이라는 데서 정부의 야만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또한, 지난 2003년 공안탄압 과정에서도 경찰의 허위조사와 기획, 조작수사가 폭로된 바 있는데도 현재 검경은 또다시 허위, 짜 맞추기 버릇을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 한 예로 검찰은 경기건설노조에 대한 긴급체포 이유를 원청업체 노동자 소속의 조합원이 없음에도 원청업체와 불법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경기도 ‘건설산업노동조합’은 원청 소속 노동자 400여명을 조합원으로 갖고 있다. 따라서 원청 직영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위한 활동을 계속 해왔고 이미 원청업체와 관련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상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지역건설노조에 대한 공안탄압의 부당성과 건설노조의 정당성이 계속 증명되고 있음에도 어처구니없는 구속과 수배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이것은 노무현 정부가 국민의 대표가 아니고 건설자본 등 자본과 모리배들의 하수인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끝으로 민주노총과 공대위는 “자신들의 정책실패로 일어난 일들을 공권력으로 틀어막으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정권을 내놓는 것이 순리다. 지금 정부와 경찰이 보여주는 모습은 지극히 위험하다. 정권말기에 공안몰이로 노동자를 적대시 하면서 사회긴장을 확대하는 것은 불행한 사태를 불러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