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중근 열사 사인에 대한 경북 경찰청 발표 규탄 성명서

집회도중에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사망한 故 하중근 조합원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경북경찰청은 고 하중근 조합원의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사항 중간발표”를 하였다. 그러나 경북경찰청의 중간발표는 여러 측면에서 부당하기 짝이 없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경북경찰청은 “조사의 대상”이지 “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사망사고가 발생한 7월16일 집회는 경북경찰청이 직접 현장지휘하여 진압하였다. 자신이 직접 지휘하여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망한 사고를 자신이 조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애당초 공정한 조사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다. 너무나도 상식적인 이러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경찰당국이 경북경찰청으로 하여금 이 사건 조사를 담당케 하는 것은, 경찰당국이 “진상을 규명할 의지가 전혀 없이 도리어 진상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렇게 조치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따라서 제대로 진상규명이 되기 위해서는 경북경찰청은 진상조사에서 손을 떼고 객관성을 지닌 국가인권위원회 등 제3의 기관에서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




둘째, 국과수 부검결과에서는 이러한 두부손상은 통상적으로 전도에 의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우선적이나, 이 사건의 경우는 후두부의 부상부위로 보아 “단순히 넘어져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당시 경찰의 갑작스런 진압이 진행된 직후 고인이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졌고, 이를 발견한 동료들이 병원으로 후송하였다는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보면, 당연히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두부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러나 경찰당국은 애써 이러한 상식적인 판단은 제쳐 둔 채, 엉뚱한 원인만 찾으려 덤벼들고 있으니 지상조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머리에 가격을 당하지 않은 상태로 단순히 넘어져서는, 머리(후두부) 좌측 상부와 우측하부에 동시에 상처를 입을 수 없다는 점이나, 또 양쪽 팔의 부상이나 갈비뼈 골절이 생길 수 없다는 점이 너무나 명백하다. 최소한 5번 이상의 외력이 가해져서 고인이 사망한 것임은 고인의 시신이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런 사항은 국과수도 명백하게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명백한 증거를 배제한 채 도대체 무엇을 조사한다고 하는가? 다른 명백한 반증이 없다면, 고인은 최소한 5번 이상의 외력에 의한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한 전도 또는 직접적인 가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함이 합리적이다.




우리는 이미 2차 진상조사 결과를 통해, 고인은 “두피열창을 발생시키지 않는 적당한 면적을 가지고 둥근 모양이며, 충돌부위에 두개골 골절을 일으키고, 전체 뇌를 뒤흔들어 반대측에 뇌좌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게를 가진 둔기, 즉 소화기 또는 이에 준하는 것”에 의해 가격당해 사망하였거나, 최소 5번 이상의 외적 충격(반증이 없는 한 경찰폭력으로 추정됨), 즉 “일방적인 폭력적 진압으로 인하여 신체의 여러 부위를 가격당하는 등의 원인으로 넘어지면서(전도되면서) 후두부에 강한 충격을 받는 아주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번 국과수 부검결과는 우리의 이러한 추정에도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고인의 사인이 “직접적인 가격에 의한 두부손상이든지 아니면 다발성 외력에 따른 전도에 의한 두부손상이든지, 그 어느 경우에도 경찰폭력에 의한 사망임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전도에 의한 사망이니, 가격에 의한 사망이니 하면서 2가지 원인을 구분하면서 논란을 벌이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 어느 경우에나 경찰의 폭력에 의한 사망임을 분명히 하면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따른 법적 책임 문제를 따지고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모색하는 논의로 나아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우리는 이번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보면서, 경찰당국이 경찰폭력을 은폐하기 위해, 고인의 사망이 전도에 의한 사망이라고 미리 예단하고는 모든 사항을 억지로 이에 꿰어 맞추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우리는 경찰당국이 벌이는 이러한 억지조사는 민주경찰의 길이나, 공정한 진상규명의 길과는 정반대의 길로 치닫게 되는 것이며, 결국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고 한편으로는 경찰 책임당국자가 스스로 파멸의 길을 재촉하는 잘못된 길임을 엄중 경고하고자 한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가인권위 등 제3의 객관적 기관이 진상을 규명할 것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책을 촉구한다.







2006. 8. 11




포항지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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