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700여 명의 포항지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다시 집결했다. 일부는 사복 차림이었고, 일부는 등에 '승리하는 그날까지'라고 적힌 노조 조끼를 입고 있었다.

9일간의 포스코 본사 건물 점거를 자진해산한 뒤 끝이라 조합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지만, 지도부의 통제에 일사분란하게 따랐다.

21일 오후 2시, 포항시 남구 호동 근로자복지회관 운동장에 모인 조합원들은 다시 팔뚝질을 하며 "우리의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라며 결의를 다졌다.

이혼 뒤, 홀로 딸을 키우고 있다는 용접분회 한 조합원은 "내려오고 싶지 않았지만, 딸아이 때문에 내려왔다. 지도부한테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다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전날 자진해산하는 과정에서 이지경 위원장과 각 분회장들이 모두 연행된 상황이라, 이 날 분회장 직무대행을 새로 선출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현재 115명이 경상북도내 6개 경찰서에 분산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노조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해 조직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