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성명] 노무현정부는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성명서 2006/07/18>

노무현 정부는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노무현 정부가 이성을 잃고 건설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포스코 자본에 항의하고 연대하기 위해 평화시위에 나선 건설노동자들을 방패로 내려찍는 살인적인 폭력을 자행했다. 결국 한 노동자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는 지난 대우자동차 유혈 진압, 농민 사망 사건에 이어 경찰의 살인적인 폭력이 수그러들지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게다가 경찰은 포스코 건물 안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3,500여 조합원에 대해 단전, 단수, 음식물 반입금지 등에 이어 무력으로 진압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포스코 본사에서 농성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무력 진압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건설노동자들이 왜 죽음을 무릅쓰고 포스코 건물에서 농성을 하고 있겠는가를 먼저 파악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건설노동자들은 불법하도급구조의 노예 사슬 때문에 삶을 꾸려나가기도 어려운 급박한 상황이다. 전근대적인 다단계하도급이 수십 년 동안 건설노동자를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중간착취의 수렁에 몰아넣고 있다. 인건비 축소로 수조원의 이익을 챙기는 포스코와 하청과 재하청 과정에서 중간착취로 목돈을 챙기는 도급업체로 인해 건설노동자들은 벼랑 끝에 서있다. 그렇기에 건설노동자의 생존권문제는 원청인 포스코가 책임 있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노무현 정부는 오늘 오전에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었으나 교섭진전을 위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았다. 오로지 불법엄단, 합법 보장이라는 엄포와 회유뿐이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불법하도급 문제,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인한 중간착취, 먹이사슬 등에 대한 대책은 없다. 정부가 얘기한대로 헌법에 보장된 노조활동과 근로기준법이 애초에 제대로 지켜졌으면 포스코 점거농성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동안 건설노조는 수십 차례 포스코 자본과 불법 다단계 하도급업체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으나 자본은 요지부동이었다. 법조차 지키지 않으며 건설노동자의 생존을 벼랑 끝으로 내몰 때는 모르쇠 하더니 이제 와서 법 운운하는 정부의 반노동자적 작태에 우리 연맹은 분노한다. 정부가 자본의 불법과 탈법에 눈감고 귀막은 그 순간부터 합법은 없는 것이다.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금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포스코 본사에서 농성중인 3,500여명의 건설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포스코 사측을 무자비한 경찰의 폭력으로 감쌀 것이 아니라 교섭의 장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정부와 포스코 자본은 건설현장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건설노동자의 절박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비극적인 파국을 만들지 말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 만일 정부가 사태를 오판해 물리력으로 농성을 제압할 경우 공공연맹 11만 조합원은 건설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에 나서 그에 상응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06년 7월 18일 민주노총·공공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