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노동계 "노동부·지자체가 실태조사 나서야"


울산의 건설현장에서 건설업체가 공사비를 횡령하고 건설기계 임대알선업자들이 운임을 착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와 민주노동당 울산시당·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5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건설업체와 중간알선업자의 공사비 횡령, 불법다단계 하도급, 중간업자의 운임 착복 등 불법사례가 만연해 있다”며 노동부와 울산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울산 북구 산하동 강동산하지구에서 하청업체인 ㅅ토건과 덤프차량임대 알선업자가 서로 짜고 이중장부를 작성해 공사비를 횡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지난달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현재 울산남부경찰서에 수사지휘가 내려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알선업자가 ㅅ토건에 청구한 운임 내역과 알선업자가 건설기계노동자들에게 발급한 거래내역을 비교한 결과 내역서와 작업내역이 서로 달랐다”며 “현장에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일을 한 것처럼 운임을 청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울산일반모듈화산업단지에 투입된 15톤 덤프트럭을 알선한 중간업자가 운임료에서 1만원씩 착복 △울산 범서읍 ㅎ아파트현장에서 중간업자가 하루 운임료 33만원 가운데 5만원 상당을 착복 △지자체와 정부산하 기관이 발주한 온산-두왕국도·우정혁신도시1공구·국제양궁장 증축현장 등에서 3개월 이상 장기어음이 발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울산시 신정도 ㅈ건설현장에서는 운반업체가 일을 하지 않은 조합원 이름으로 1천만원대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운반업체와 건설업체 간 거래명세표와 운반업체가 건설기계노동자에게 발급하는 거래명세표가 다르다”며 “이중장부를 통해 불법자금을 합법화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지부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기계표준임대차계약서 작성 의무조항을 관철시켰는데도 단속권을 갖고 있는 지자체가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