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총파업 투쟁속보

대구지역 인권단체 긴급 기자회견 개최

정부당국의 거센 탄압속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의 건설노동자들이 굽힘없이 13일째 총파업을 사수하고 있는 가운데, 인권실천시민행동․빈곤과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연대 등 대구지역 인권단체들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파업에 대한 검․경의 비이성적 폭력과 인권탄압 실상의 규탄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구지역의 5개 인권단체들은 전임비 문제와 관련한 파업지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및 구속 등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이는 건설노동자와 건설업체와의 단체협약 체결 등 자유로운 노동조합 활동보장과 지역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중단을 촉구하는 ILO의 최근 권고와도 맞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또한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노동자들의 파업을 일방적으로 폭력행위로 규정하며, 노동조합 및 파업참가자들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상식을 뛰어넘는 비이성적, 반인권적 행위라며 대구검찰과 경찰청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젠 밖에서 집회도 하지마라?...옥외집회금지 통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마저 소화기 등을 이용해 무자비하게 해산하고 참가자들을 연행하던 경찰이 급기야 옥외집회금지 통보를 하기에 이르러 노동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6월14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어린이 공원, 국채보상공원 등 일부 장소를 제외한 대구경북지역 일대의 집회신고에 대해 ‘옥외집회금지’를 노동조합에 통보했다. 경찰이 밝힌 집회금지의 근거는 바로 “폭력시위가 예상된다”는 것.
이는 건설노동자의 파업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압하겠다는 정부당국내 의지의 또다른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파업과 관련한 경찰수사지휘권은 이미 서울중앙으로 넘어간 상태며, 서울 및 울산, 포항 등 각지에서 파업봉쇄를 위한 지원병력들이 투입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6월1일 총파업 돌입 이후 노동조합과 파업참가자들은 시종일관 평화적인 방법으로 투쟁을 전개하며 시민들과 현장노동자들에게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알려나갔으며, 6월12일의 대치사태는 합법적인 집회를 경찰이 폭력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자기방어의 모습이었을 뿐이다. 6월14일에도 파업참가자들은 대구시내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진행하며 총파업 14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구속과 소환장 발부 잇달아

한편 파업지도부 및 참가자들에 대한 구속 등 공안탄압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4일밤 11시에 경찰은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장지백 전 위원장을 전임비 문제를 이유로 자택으로부터 전격 연행했다. 그리고 12일 집회과정에서 연행된 10명의 건설노동자들중 7명에게 6월15일 결국 구속영장이 신청되어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소환장 발부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조합의 전 조직부장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하는 등 파업대오를 위축시킬 목적으로 소환요구를 시작한 경찰은 14일 현재 노동조합 간부 및 대의원들을 포함한 30여명 이상의 파업참가자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한 상태며, 이같은 소환요구는 이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경찰은 대구경북지역노조 대의원들의 자택주위에 수명의 사복경찰을 배치하여 투쟁의 핵심간부들인 대의원들의 발목을 묶어두고자 하고 있다.

6월16일에는 건설노동자의 파업투쟁에 대한 정부당국의 이와같은 무자비한 탄압을 규탄하고 노동조합의 총파업에 연대하기 위한 지역차원의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